"弗사재기" 환율 5일째 뛰며 1427.5원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9.02.16 15:52

5일간 46.5원 올라 "이번주가 고비"

16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하며 1420원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주말보다 23.3원 급등한 1427.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1420원대는 지난해 12월9일(1447원)이후 44거래일 만에 최고치다. 5일간 연속 상승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46.5원에 달했다.

국내 은행들의 단기외화자금 불안으로 한국 외화자금 부족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날 국내 증시 주가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세가 강했다.

↑ 최근 3달간의 원/달러 환율 그래프.
전 주말 미국의 구제금융안이 여전히 구체적이지 않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은행 파산 우려가 불거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달러 사재기가 시작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신청 관련 뉴스도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도 이날 외화시장에 악재로 등장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보다 16.97(1.42%)포인트 하락한 1175.47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상승반전했던 코스피지수는 장 후반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는 1180선이 무너지면서 급격하게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60억원어치 주식을, K200선물시장에서 1110억원어치 주식 선물을 내다팔았다.

역외의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불거지면서 역외 달러 매수세가 외환시장에 강하게 들어왔다. 환율 상승세를 예상한 은행권 롱플레이(달러 매수)가 겹쳐지면서 환율은 상한선을 모르고 치솟았다.

전 주말에 이어 1400원선과 1410원, 1420원 선이 차례로 뚫리면서 은행권이 각 단계별 롱포지션(달러 매수 입장) 구축에 나선 것도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지난주까지 꾸준히 나오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이날 자취를 감추면서 1420원선에 대한 지지선이 사라진 것도 환율 급등세의 요인이 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주말보다 4.3원 상승한 1408.5원에 개장했다. 전 주말 역외환율 상승세와 이날 국내 증시 약세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장 초반 국내 증시 주가가 상승 반전하자 1406.5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1407원 수준에서 전단위로 거래되면서 오전 동안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오후 들어 주가가 하락반전하자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으며 1427.9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물환율 급등세에 따라 선물환율과 현물환율간 차이를 나타내는 스와프포인트는 전 주말(-0.40원)보다 0.1원 하락한 마이너스(-)0.50원을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달러와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엔 하락한 91.745엔에, 달러/유로 환율은 1.13센트 급락한 1.27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555.94원, 원/유로 환율은 1820.21원 수준을 보였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주말부터 대내외 금융 불안이 가중돼 달러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며 "주중 달러 매수우위가 예상돼 이제 1400원선이 지지선의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내외를 막론하고 롱포지션 구축에 들어갔다, 달러 사재기 수준"이라며 "네고물량이 장 막판 줄어드는데 달러 매수세는 강해서 환율이 너무 쉽게 1420원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C 선물사 외환전문가는 "미국발 2차 금융 불안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이라며 "3월로 넘어가기 전 이번 주가 환율 급등의 고비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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