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잘 나가는 이유 많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09.02.16 11:25

[마켓인사이트]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증시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의 선전이 지속되고 있다.

여전히 코스피1200대 안착에는 미흡한 상태이지만 글로벌경제지표의 악화와 선진국 증시의 급등락이라는 외생변수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디커플링(Decoupling) 주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연초 한국증시의 이러한 디커플링의 배경은 무엇 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거론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배경은 역설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취약점으로 거론되었던 수출 중심적 경제구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원화 약세의 이중수혜효과 기대감과 글로벌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과정에서의 최종 승자로서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먼저 수출 중심적 경제구조의 취약점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와 주요 수출경쟁국인 일본 엔화의 초강세 국면 지속으로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이중 수혜 효과를 가져와 국내관련기업의 확실한 비교우위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로 자동차를 들 수 있다.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의 마이너스 성장전망과 미국 빅3의 몰락, 그리고 일본의 자존심인 도요다자동차의 충격적인 적자전환 속에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국내자동차기업들은 소형차부문의 강세와 원화약세에 의한 경쟁력 강화로 2009년 중 전세계 자동차 업체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는 업체로 평가 받고 있다.


다음으로 2008년 하반기 이후 몇몇 IT업종에서 진행되고 있는 치킨게임 성격의 생존게임에서 관련 국내대기업 들이 승자의 조건을 갖추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LCD업종이 대표적으로 대부분의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가격급락과 공급과잉 환경 지속으로 거액의 적자행진과 투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생존 기로에 몰려 있다.

한편으로는 시장논리에 의한 퇴출(키몬다)이 진행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합종연횡에 의한 M&A(엘피다+대만) 진행으로 시장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국내기업들은 적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무적 여건과 거래선 확보로 글로벌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최종 승자로서 자리 메김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시장 여건은 수요측면에서의 구매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공급측면에서의 원가경쟁력의 확보와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승자의 조건 충족은 현 시점에서의 생존력 강화는 물론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시 시장지배력과 큰 폭의 실적 개선이라는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그리고 LCD의 대표기업인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시장에서의 지수의 하방 경직성 확보는 물론 향후 박스권 상향 돌파의 선봉장이 될 수밖에 없는 불확실한 시대의 유망주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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