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은행이 삼성전자보다 못한 이유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02.16 17:49
은행원 급여 수준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6개 시중은행의 대졸초임이 평균 4316만원, 대기업 과장 수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은행 급여가 너무 높다는 점은 대체로 공감하는 듯 합니다.

은행원의 반론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선 노동 강도가 세다고 합니다. 사실 영업점의 직원들은 오전 8시30분 쯤 출근해 저녁 9시가 지나서 퇴근한다지요. 주말 근무도 많습니다. 하나은행은 오는 5월 전산시스템을 바꾸는 탓에 전 영업점 직원들이 수개월간 매주 토요일 저녁까지 적응업무를 하고 퇴근한다고 하네요.

또한 과중한 스트레스, 전직의 어려움, 고급인력 유치 등도 고연봉의 이유로 제시됩니다. 욕설을 퍼붓는 고객에게 '앞에선 웃고 뒤에서 운다'는 어려움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 역시 '속 편한' 얘기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다른 직장인도 퇴근이 빠르지 않다고 합니다. 새벽까지 수시로 야근을 하고,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 탓에 퇴사하는 경우도 있지요.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하고, 밤샘도 잦은 직종은 더 있습니다.

세세하게 따지면 모두 할 말이 많습니다만 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은행보다는 적지만 삼성전자도 임금이 높은 축에 속합니다. 임원으로 승진하는 순간 20억원이 보장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뼈를 묻어도 그런 대우를 못받습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를 부러워하되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은행은 어떻습니까. 은행장 연봉은 3억~5억원 가량에 불과합니다. 기업보다 낮지만 그래도 욕을 먹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업이 고객들에게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자 경제기여도가 큽니다. 삼성의 선전은 다른 기업의 해외진출에도 힘을 보탰고, 제품 품질도 뛰어납니다.

은행의 경우 문턱은 높고, 다녀오면 서글퍼하는 고객이 아직 많지 않은가요. 뛰어난 금융기법으로 해외에서 돈도 벌어오지도 못합니다. 그렇다고 고객 서비스가 그리 좋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대출이자는 천정, 예금이자는 쥐꼬리, 수수료는 왜 그리 많은지….

은행의 한 인턴사원은 인터넷에 "은행에 가보니 급여가 세긴 세더라. 별로 다니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월급이 높으니…."라고 글을 남겼더군요. 은행의 현주소입니다.

높은 임금. 당당하게 요구해도 됩니다. 다만 고객들에게 먼저 '오케이'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은행 만큼 편하게 돈 버는 곳이 없다"는 인식은 사라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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