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안정대책..북풍한설 속 매화 피는 이유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2.16 09:39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 Dead Man Walking(3)미국 증시가 경기부양책 외면한 이유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물론 과거처럼 달러화의 패권을 두고 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금융자본과 개혁을 시도하려는 대통령 사이에 작은 다툼과 잡음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처럼 은행주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지난 1년 전 S&P500 지수에서의 비중이 25%나 되었던 시점 보다는 이미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이제 8% 수준으로 떨어져 버려 은행주에 대한 지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행 업종지수가 10% 하락하면 S&P 지수가 2.5%나 하락했었는데 지금은 1%도 채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가 될 것이다.

그럼 이번 주에 중요한 이슈를 점검해보자.

오바마의 주택차압방지 대책의 수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실, 필자는 지난 주 시장흐름 읽는 법을 통해서 이미 금융구제안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별로 지금 당장 의지할만한 뭔가를 제시해주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했었다.

그래서 그 외 부수적인 발표들...그 중에서도 주택과 관련된 정책이 나오는지를 보자고 했었다. 주요 외신의 예측으로는 오바마의 차압방지 대책은 수요일을 전후로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미국의 주택은 심각한 상태다. USA 투데이에서는 현재 미국에서는 9채 중에 한 채가 빈 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필자는 집이 남아 돌아서 빈집이 많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연간 100만채 정도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지만 주택 경기의 침체로 지난 해에는 그의 절반 수준의 공급 밖에 없었다.

미국의 집값이 떨어지고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요인은 두 가지의 요인이 있다. 하나는 공급적 요인이고 하나는 수요적인 요인이다.

먼저 훨씬 더 중요한 수요적인 요인부터 말해보자.

현재 주택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의 상실로 인해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위험과 더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은행들이 대출 심사의 기준을 잔뜩 높여 놓는 바람에 어지간한 신용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면 집을 살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즉, 사고 싶어도 못사는 집이 많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집을 현찰로 살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보통 집은 30년간 원리금 균등상환이라는 방법으로 주로 장만을 한다.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아서 주택을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은 수요가 일어나고 싶어도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요인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가 바로 금융구제안이었다. 하지만 속상하게도 이 부분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 덜 중요한 공급적인 요인을 보자.

주택가격이 담보가액 아래로 떨어지게 되면서 아예 고의로 차압을 당하는 사람마저 속출하고 있다. 물론 해고로 인해 지불능력을 상실한 사람이 차압을 당하는 경우도 무척이나 많다. 아무튼 개인들이 소유한 주택을 차압당하는 일이 크게 늘어나면서 팔리지 않은 빈집이 누적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대개 다시 시장에 아주 헐값으로 나오게 되고 이는 집값을 다시 내리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당연히 집을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매수 공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번에 발표되는 조치는 분명 차선에 해당된다. 금융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그것은 가장 효율적인 해결방법이 된다. 하지만 주택 시장의 고질적 악화에 가장 근원적인 두 가지의 이유 중에서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차압의 증가만 막아줄 수만 있다고 해도 위험이 더욱 진행되는 것만은 막을 수 있다.

즉, 단지 차압을 방지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정부가 발표를 한다는 것이 그리 큰 에너지를 가진 능동적 방법은 아니다. 사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치료약이 아니라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지만 않게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시장이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정책적 배려이며 작은 모멘텀에도 시장은 움직일만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M2(총통화)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지난 주 미국의 “시스코”는 정부의 보증 없이도 근사한 가격에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아무리 메이저급 회사라지만 정부의 보증이 없이도 회사채 발행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시장은 정책적 랠리의 구간을 거쳐 신뢰의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이제 시장에 서서히 유동성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차압 법안이 작은 재료가 될 지언정 실질적으로 은행부실의 단초가 되었던 주택가격 하락을 멈출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이미 충분하게 뿌려진 유동성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다.

필자는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경기 선행지수 역시 0.2% 이상의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 선행지수에 절반을 차지하는 M2와 신용스프레드가 그대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선행지수는 주가에 3~6개월 선행성을 가지는 지표이며 큰 폭으로 늘어난 유동성에 의해 지난 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상승세를 유지해준다면 시장 참여자들의 얼어붙은 투심도 조금은 누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아직 시장은 북풍이 매서운 한파 속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곳곳에 봉오리를 만들고 있는 매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금융구제안이 우리를 실망을 시켰지만 아직은 봄이 오고 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시기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