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행장 워크숍'은 007작전?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2.15 21:03

참석자, 취재진과 숨바꼭질

'007작전'이 따로 없었다. 15일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금융당국과 은행장간 워크숍을 놓고 취재진과 참석자간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진동수 금융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합동 워크숍을 열고 자본확충펀드 활용 및 중소기업 대출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진 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은행장들과 공식 대면하는 자리인데다 토론 주제가 민감해 언론의 관심이 남달랐다.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기자들이 참석자들을 기다렸다.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진 위원장과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이 인사말을 한 것까지는 여느 간담회와 비슷했다. 문제는 인사말이 끝난 다음부터 은행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얼굴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2층 강당에서 주제 발제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한 층 위 '골방'으로 이동했다. 골방에 들어간 뒤로 참석자들은 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후 참석자들을 볼 기회는 저녁 7시로 예정됐던 식사시간 밖에 없었다. 당초 참석자들은 2층 강당으로 내려와 저녁을 할 예정이었다. 당연히 기자들은 식사장소로 이동하는 참석자들을 붙잡고 회의 분위기 등을 물어보려고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회는 허무하게 날라갔다. 식사도 '골방'에서 이뤄진 탓이다. 마지막 수단으로 식사 전 화장실을 찾는 참석자를 기다렸던 기자들은 눈앞에서 허탈한 장면이 연출됐다.

금융당국 직원들이 닫혀있던 반대편 문을 열고 참석자를 건너편 화장실로 안내한 것이다. 일부 기자들이 건물 반대편 계단으로 올라가려 시도했지만, 이 역시 허사였다. 반대편 계단 역시 당국 직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직원들이 기자들을 통제하는 사이 참석자들은 유유히 화장실을 다녀왔고 골방에서 식사를 마쳤다. 식사가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은 같은 장소에서 회의를 계속했다.

결국 회의를 마치기 전까지는 은행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회의가 끝나더라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날 워크숍 관련 브리핑은 없다고 예고된 탓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