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장 첫 만남은 '노타이'와 '허심탄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9.02.15 16:12
"오늘 같은 날 빨간 넥타이 매고 오면 분위기 깨죠. 위원장님이 직접 오늘의 '드레스 코드'를 노타이'로 정했습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하얀 와이셔츠 차림에 목 단추 두개를 풀어 헤쳤다. 15일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마련한 은행장과의 첫 워크숍 자리에서다.

30분 먼저 도착한 이 행장은 "편한 옷차림으로 와야 오랜 시간동안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진 위원장이 이날 은행장과의 만남을 '끝장 토론'으로 이끌겠다고 공언했던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다.

이어 몇 분 간격으로 속속 도착한 은행장의 옷차림도 평소와 달랐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노타이에 짙은 빨간색 카디건을 입었다. 쌀쌀한 날씨 탓에 두꺼운 외투도 걸쳤다.

사실상 행장 신분으로 마지막 공식 행사를 치르는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파란색 상의를,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옅은 하늘색 셔츠를 입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목폴라를 택했다. 모두 노타이 차림이었다.


'노타이' 효과 탓인지 워크숍 시작 전 은행장들은 하나같이 '허심탄회'라는 단어를 골라 썼다. 김정태 행장은 "허심탄회하게 모든 이야기를 꺼내겠다"고 했고, 신상훈 행장도 "평소 말하던 그대로 진솔하게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이창용 부위원장도 "형식적인 상견례를 하지 않겠다는 게 위원장님의 속뜻"이라면서 "자주 만나는 것보단 실질적으로 일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위원장의 의중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2층 대회의실에서 중소기업 지원과 경제 현황에 대한 두 차례의 강의가 먼저 진행됐다. 이어 3층에 마련된 소회의실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끝장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강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진 위원장은 대회의실을 둘러보며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강의 후 3층으로 올라가 좀 더 가깝게 얼굴을 보고 얘기하자"고 덧붙였다. 그 역시 '허심탄회'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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