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은행 몸집 불리기 탓"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9.02.15 16:00
- 조동철 KDI 거시·금융연구부장 금융당국·은행장 합동 워크숍서
- 은행채 발행 의존으로 외채상환 압력 가중
- 올 상반기 성장률 -4∼-5%

은행들의 외형확대 경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국내로 쉽게 확산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5%에 이르고 하반기에도 0%대 내외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연구부장은 15일 진동수 금융위원장과 은행장 합동 워크숍 주제 발표에서 “최근 2∼3년간 은행들은 예금 증가세가 정체된 가운데 은행채 발행에 크게 의존해 대출을 확대하는 불안한 구조를 이어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은행들이 해외 금융시장에서 은행채를 대거 발행했고 글로벌 금융경색이 진행되면서 급격한 외채 상환압력에 시달렸다는 설명이다. 이런 국내 은행산업의 불안한 구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이 국내로 바로 전이됐다는 것.

그는 “외채상환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시행된 이후 금융경색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신용스프레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 부장은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경기가 급락한 것은 세계경제 급락에 따른 수출급감으로 제조업 경기가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은행의 자산확대 경쟁에 따른 대출 부실화 가능성, 특히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 박사는 “올해 연간 성장률은 상당 폭의 마이너스가 불가피하다”며 “올 상반기에는 -4∼-5% 정도의 성장률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올 하반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연간 ‘-2%’ 성장할 것이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망보다 더욱 비관적이다. 하지만 경상수지가 1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물가상승률은 3% 내외로 전망, 정부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 부장은 아울러 주식과 주택가격 급락은 민간소비를 2% 가까이 감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식가격이 10% 하락하면 민간소비가 0.27% 하락하고 주택가격 10% 하락은 1.8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주식가격 자체의 변동성이 주택가격 변동성에 비해 6∼7배 큰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단기적 충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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