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삼성) VS 남용(LG) "新 라이벌전"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9.02.16 09:01

삼성전자 제품 부문, LG전자 '닮은 꼴'..그룹 대표 전문경영인간 맞대결

'최지성 대 남용'.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두 최고경영자간 신 라이벌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전자업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연초 반도체ㆍLCD 등 부품 사업부문(이윤우 부회장 담당)과 제품(DMC)부문 등 2대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분할함에 따라 최지성 사장이 이끄는 DMC 부문과 남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전자 전체 사업영역이 매우 유사해졌다.

비교 가능해진 두 조직의 실적과 성과는 곧바로 두 CEO에 대한 '상대 평가'로 이어지게 됐고 피말리는 '라이벌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최지성 삼성전자 제품 부문(DMC) 사장.
◇정면대결= 삼성전자는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총괄 등 4개 주요 사업조직을 부품(반도체+LCD)과 제품(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 등 두개로 나누고 사실상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홍보팀 등 경영지원 조직도 상당 부분 제품 부문에 흡수됐고, 각 지역 총괄도 모두 제품 부문에 소속돼 하나의 새로운 '전자회사'로 탄생했다. 당장 매분기 나오는 실적 발표에서 제품 부문의 매출, 영업이익 등이 따로 집계돼 발표된다. 삼성전자 제품 부문의 실적과 LG전자의 전체 실적은 곧 두 조직을 책임진 최 사장과 남 부회장의 성적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실적으로는 삼성전자 제품 부문이 매출 23조원(이하 연결기준), LG전자 매출 17조원을 크게 앞섰다. TV 등 디지털미디어 부문과 휴대폰 부문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앞서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부분은 LG전자가 우위에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현장 경영, 마케팅 중시 등 닮은 꼴= 세살차인 최 사장(51년 생)과 남 부
↑남용 LG전자 부회장
회장(48년 생)은 닮은 점이 많다. 먼저 빼어난 실적이 오늘의 자리를 있게 했다. 최 사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숙원이던 'TV 세계 1위의 꿈'을 이뤄냈고, 2007년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맡은 지 2년도 안 돼 삼성전자 휴대폰을 세계 2위로 끌어올렸다.

남 부회장은 LG텔레콤 대표이사 시절 통신업계 최장수 CEO로 이름을 날리면서 후발주자인 LG텔레콤을 생존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2007년 초 이익이 급감하던 LG전자 CEO로 취임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장 경영과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중요시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남 부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본부 지원 조직을 30~40% 가량 줄였다. 삼성전자가 이번 개편에서 본부 인력의 80% 이상을 현장에 내려 보낸 것도 '현장' 을 중시하는 최 사장의 경영철학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맡는 사업마다 눈부신 실적을 이뤄낸 최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 '마케팅의 1인자'로 불리고, 남 부회장 역시 '고객 인사이트'를 중시하는 마케팅을 강조한다.

최 사장이 그룹 전략 보다는 사업 현장에서 주로 성장한 반면, 남 부회장은 전형적인 전략통이라는 점이 다르다. 최 사장은 그룹 회장 비서실 전략 1팀장을 거치긴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반도체,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부에서 시간을 보냈다. 반면 남 부회장은 86년 그룹 기획조정실 부장을 시작으로, 89년 구자경 명예회장(당시 LG그룹 회장) 비서실장, 96년 경영혁신추진 전무 등 97년 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을 맡을 때까지 10년 이상을 그룹 전략 라인에서 근무했다.

◇삼성, LG 미래 짊어진 두 CEO= 최 사장과 남 부회장은 '절체절명의 순간' 삼성과 LG그룹이 꺼낸 히든카드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에 2000년 1분기 분기별 실적 발표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남 부회장은 지난 2007년 초 LG전자를 비롯, 그룹 전체가 어려울 때 발탁됐다.

그만큼 두 CEO에 대한 그룹의 신뢰가 두텁다. 남 부회장은 통신위의 제재로 LG텔레콤 사장에서 물러난 지 하루만에 (주)LG의 전략사업담당 사장 자리를 신설, 복귀시킬 만큼 신뢰가 절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갖는 그룹 내 위상을 감안하면 이번 대결은 단순한 전문 경영인 간의 대결을 뛰어넘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며 "삼성과 LG가 내세운 대표 주자간의 '대리전'인 만큼 그룹의 자존심을 건 격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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