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연매출 20%씩 쑥쑥 크는 비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2.16 15:22

말단사원도 의사결정 참여…비전 공유하고 몰입도 높여

'사원과도 회의하는 회장님'.

적자에 허덕이던 온라인서점 예스이십사(YES24)가 불황에도 매출액을 연평균 20%씩 늘리며 저력을 보이는 비결이다.

김동녕 예스24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엔 임원과 간부직원 뿐 아니라 실무를 잘 아는 사원들까지도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겐 어김없이 김 회장의 질문이 쏟아진다. "자네 의견은 어떤가. 한번 말해보게."

2003년 5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류기업인 한세실업이 적자에 허덕이던 온라인서점 예스24를 인수했다. 다음날 예스24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인수합병이 됐는데도 이른바 '점령군'이 없었다. 장년의 신사 1명만 홀로 서류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한세실업의 김동녕 회장이었다. 업계는 이런 김 회장의 행보를 주목했다. 김 회장이 비록 '옷의 달인'이었지만 경험이 없는 온라인사업을 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적잖았다.

안팎의 '회의(懷疑)'를 씻은 것은 김 회장의 '회의(會議)' 방식이었다. 회의가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통설이지만 김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조직 구성원이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지론이었다.

김 회장은 끊임없이 직원들을 만났다. 임원과 팀장 뿐 아니라 회사 사정에 밝은 사원들까지도 불렀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서였다.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과 직원들은 회사의 현재와 비전을 공유했다.


예스24의 히트상품인 블로그 서비스가 그 결과다. 예스24가 블로그를 시작한 건 2003년 11월로 업계 최초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예스24의 블로그는 이용자와 정보량 면에서 업계 최고다. 243만개의 블로그가 개설돼 있고 하루 평균 500여개의 새 글이 올라온다. 내부 소통의 결과 직원 모두가 블로그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서비스 차별화에 전 직원이 매달려 선발업체를 제친 것이다. 주세훈 기획지원본부장은 "최초라는 수식어보다는 얼마나 서비스를 잘 할 것인가에 구성원 전체가 힘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온라인 기반 회사에서 회의시간이 길고 의사결정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구성원 일부만 한 발 앞서는 회사보다 구성원 전체가 반 발자국씩 함께 전진하는 회사가 낫다"는 김 회장의 지론이 결국 맞아 떨어졌다.

예스24는 매출액을 연 20%씩 늘리며 불황도 뛰어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2006년 1770억원, 2007년 2143억원에 이어 지난해 25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적립금 구매를 포함한 총 거래매출은 30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03억원이다. 2월 현재 하루 평균 방문자 수 39만명, 이들이 하루 평균 910만 페이지를 열고 닫으며 3만여명이 책과 음반, 공연티켓과 화장품을 구입한다. 예스24는 올해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온라인서점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불황 탓에 1위 업체에 소비자가 몰리는 '1위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예스24의 화두는 10년째 '싸고 빠르게'이다. 주세훈 본부장은 "빠르다는 표현에서 빠른 정보와 빠른 배송 서비스가 태어난다"며 "다른 업체에 없는 책과 서평을 더 많이 확보하고 총알배송(오전 주문시 당일 배송)이 적용되는 상품과 지역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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