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호텔업계, 월가 구제금융 받는데 우리가 왜…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9.02.13 15:22

비난여론에 회의 등 일정 취소…호텔가 '울상'

↑ 라스베이거스 윈(Wynn) 호텔.
월가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세미나와 컨퍼런스 등 일정을 취소하면서 미국 호텔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구제금융은 월가가 받고 비난 여론에 따른 피해는 호텔들이 뒤집어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회사들이 여전히 출장 컨퍼런스 등에 돈을 물 쓰듯 쓰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은행, 증권사들은 잇따라 예정된 컨퍼런스를 취소했다. 또 구제금융을 받지 않는 회사들까지 여론을 의식해 일정을 취소하고 있다.

컨퍼런스가 한 번 열릴 때 마다 발생하는 소비 효과를 감안할 때 호텔업계가 받는 타격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로우스(Loews)의 제임스 티시 최고경영자(CEO)는 "미 의회가 리조트 산업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티시 CEO는 수많은 호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등 호텔업계 굵직한 회사들은 최근 몇달새 수입이 급감했다.


호텔업계에선 "기업의 소비지출에 관한 논쟁에서 호텔업계에 종사하는 청소부, 웨이터, 로비 직원들은 잊혀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업체인 하라스(Harrah’s)의 잔 존스 대표는 "기업의 회의, 컨퍼런스 등 행사 매출이 줄면서 호텔업계의 수십만 명의 직원들이 가족을 부양하는 데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외곽 하프문베이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의 경우 지난 넉달간 무려 32개 그룹이 휴가나 세미나, 회의 등의 예약을 취소했다.

리츠칼튼 호텔을 소유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빌 메리어트 CEO는 "모든 호텔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그 결과 일부 성실한 직원들이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웰스파고 은행은 '호화판 외유' 논란에 휩싸이면서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임직원 행사를 취소했다.

웰스파고는 당초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윈(Wynn) 호텔에서 나흘간 회의를 갖기로 했다. 하지만 "250억 달러의 정부 자금을 받으면서 국민 세금을 흥청망청 쓰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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