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실적 '희비' 충당금이 갈랐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권화순 기자 | 2009.02.12 16:06
-충당금 탓에 4분기 국민·우리 '적자'
-우리>국민>하나>신한 순
-BIS 비율 정부 권고치 충족

지난해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은행 빅4'가 울상을 지었다. 기업 구조조정과 경기침체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익이 전년에 비해 급감한 탓이다. 건설 및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과 파생상품 관련 손실로 일부 은행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4분기 적자은행 '속출'=국민은행은 4분기 3184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 2004년 4분기에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비록 선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지만 '리딩뱅크'로서 체면을 구겼다. 연간 순익도 1조510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5.5%나 줄었다.

우리은행도 4분기에 69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2년 1분기 이후 약 7여년만이다. 연간 순익도 2340억원으로 최악의 성적이다. 감소폭이 86%로 은행권에서 가장 컸다.

순이익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은 비교적 선방한 편이다. 지난해 당기순익이 1조446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9.5% 감소하는데 그쳤다. 신한금융지주 전체로는 2조186억원을 달성해 2년 연속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거래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하나은행은 4분기 257억원의 순익을 냈다. 연간 순익규모는 47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줄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당기순익은 7670억원, 8013억원으로 각각 34.3%, 16.6% 감소했다.


◇충당금 '우리>국민>하나>신한'= 지난 해 국내 18개 은행의 순익은 7조 9000억원으로 1년 전 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4분기에는 3000억원의 손실을 입어 지난 2000년 4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적자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건설·조선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받기 어려운 대출이 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을 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놓는 충당금이 2배 이상 늘은 탓이다.

자산 부실 가능성을 얼마나 보수적으로 봤느냐에 따라 은행별 충당금 규모는 큰 격차를 보였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유례없이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 기업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은 1조6027억원, 국민은행은 1조1391억원을 적립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충당금 적립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같은 기간 하나와 신한은 각각 4955억원과 4423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을 뿐이다. 기업은행도 구조조정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1432억원을 쌓았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충당금을 많이 쌓은 곳일수록 순익 감소폭이 컸다"며 "국민은행의 경우 충당금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쌓아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 충당금이 전입되면서 오히려 순익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전성은 '합격점'=은행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대부분 정부 권고안인 12%를 넘겼다. 4대 은행 중 우리은행만 11.7%로 못 미쳤다. 국민은 13.2%, 신한 13.4%, 하나 13.3% 등 이었다.

핵심 자기자본 보유 수준을 보여주는 기본자본비율(Tier1)은 국민이 9.98%로 가장 높았고, 신한과 하나 각각 9.3%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 적극적인 자본 확충에 나선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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