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충당금, 은행주가에 호재?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9.02.12 14:55

전문가 "충당금 설정은 긍정적이나 향후 전망 불확실"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대규모로 쌓은 대손충당금, 그리고 이로 인해 악화된 실적은 금융지주회사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충당금 설정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금융주에 대해 자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439억원이라고 밝혔다. 주력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적자전환하면서 순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의 적자전환은 4분기에만 1조2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 직격탄이었다. 건설,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에 대비해 큰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이익이 크게 준 것이다.

우리금융 역시 4분기에 66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구조조정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1조6000억원 정도(연간) 적립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이처럼 충당금을 예상보다 많이 적립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건설과 조선업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미리 반영해, 향후 충격이 상당수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경우 예상보다 더 많이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이는 2009년에 구조조정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미리 반영한, 일종의 범퍼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KB금융의 4분기 실적은 '짐 가볍게 하기'"라고 평가한 후 "당분간 실적 악화는 이어지겠지만 선제적 충당금 정책으로 올해 부담을 많이 덜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공격적인 충당금 정책으로 향후 부담은 줄었다고 해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전히 자산의 부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이 충당금을 예상보다 많이 쌓은 것은 그만큼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종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충당금 적립으로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응했다고 해도, 부실자산의 증가, 충당금적립속도 증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 등 자산의 부실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올해에도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우리금융의 공격적인 부실정리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전망에 대해 확신하기는 이르다"며 "중장기 투자가라면 1분기 정도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KB금융은 4.63%, 우리금융은 6.65%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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