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나쳤나" 부양법 합의에 반등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2.12 06:58

전날 폭락 딛고 3대지수 0.5% 안팎 상승...금융주 선두

전날 폭락세를 보였던 금융주를 중심으로 미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감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11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50.65포인트(0.64%) 상승한 7939.5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6.58포인트(0.80%) 오른 833.74, 나스닥지수 역시 5.77포인트(0.38%) 반등한 1530.50으로 장을 마쳤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어제 15% 이상 급락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금융주들이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세를 이끌었다.

전날 일제히 5% 가까운 폭락세가 과잉반응이었다는 인식과 함께 사자세가 형성되며 장초반부터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재고증가에 따른 에너지 관련주 급락으로 장후반 한때 잠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바닥 인식이 이를 상쇄하며 상승탄력을 회복했다.

미 상원과 하원이 경기부양법안을 7985억달러로 삭감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경기 부양기대감이 확산, 장을 지탱했다.

◇ AIG의 힘, 보험주도 반등

대형금융주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10% 가까이 올랐고, 씨티 8.6%, J.P모간 6.1%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뱅크오브 아메리카(BOA), 씨티 등 8개 금융기관 대표들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대출을 확대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 8개 금융기관은 7000억달러의 TARP자금 가운데 1250억달러를 지원받았다.

월가 금융기관들은 미국 국민들과 정치권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이 대출을 하기는 커녕 거액의 보너스를 챙기는 등 '보신'과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재보험회사 XL캐피털은 4분기 순손실이 주당 4.36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6.88달러에 비해 손실폭이 줄었다고 발표하면서 59.3% 폭등, 금융주 강세를 이끌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고 있는 AIG까지 자회사 21세기보험 매각전망으로 4.3% 올랐다. 주가는 0.96달러.
엑슨모바일이 2.1% 떨어지는 등 에너지 관련주는 약세를 기록했다.

블랙베리 제조사 리서치인모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15%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 유가 배럴당 35달러, 파운드 급락

미 에너지 재고 증가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4일째 뒷걸음, 배럴당 35달러대로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61달러(4.3%) 급락한 35.94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최저치이다.

미 에너지 정보국은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말 현재 전주대비 470만배럴 증가한 3억5080만배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초과한 것이다.

선물계약에 따른 현물 인도장소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저장량은 3490만배럴로 증가,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쿠싱의 저장용량 부족에 따른 비용증가 우려로 매도 포지션이 늘어난 점도 유가 급락에 기여했다.


전날에 이어 미 금융구제안의 장래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와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오후 4시2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14센트(0.11%) 하락한 1.289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07% 급락했다. 영란은행의 머빈 킹 총재가 영국이 깊은 경기침체에 빠져들었다고 발언, 하락폭을 키웠다.

킹 총재는 올해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전년비 -6%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엔/달러 환율은 0.03% 내린 90.44엔의 보합권을 기록했다.

◇ 상하원 7895억달러 부양안 합의

상하원 법안 절충과정에 참여한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은 이날 타결된 합의안이 7890억달러규모라고 전했다. 이가운데 35%는 감세부문에 할당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회지도자들은 상원을 통과한 법안 가운데 신규주택 구입자에 대한 1만5000달러 세금지원 방안을 전액 삭감하는 등 세부 조항 조정을 거쳐 부양예산 규모를 낮췄다.
반면 전액 삭감됐던 학교 신축 및 보수 예산은 60억달러가 되살아났다.

상원은 10일 8380억달러 규모의 부양법안을 통과시킨바 있다. 앞서 하원이 통과시킨 부양법안은 8190억달러 규모였다.

상하원은 오는 16일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절충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오늘까지 법안수정을 마무리한다는 내부 시한을 두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 美 무역적자, 6년 최소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는 6년 최소로 감소했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4% 감소한 39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2월 이후 최소 수준이다.

상무부는 또 11월 무역적자 규모도 416억달러로 수정 제시했다.

이로써 미국의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 규모도 전년도의 7003억달러에서 6771억달러로 축소됐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수입은 전월의 1839억달러에서 1737억달러로 5.5% 감소했다. 이는 2005년 9월 이후 최소다.

같은 기간 수출은 2004년 11월 이후 최저인 1338억달러를 기록했다.

미 무역 적자의 최대 원인이 대중무역 적자 규모는 199억달러로 축소됐다. 캐나다와의 무역 적자도 28억달러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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