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수장들 "4천억불 대출"..1조이상 했어야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2.12 05:59

8대 은행 CEO, 청문회 진땀..팬디트 "1달러만 받겠다"

"우리는 지금도 대출을 하고 있고,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덕에 더 많은 대출을 하고 있다"

금융위기와 신용경색의 주범이자, 도덕적 해이의 주인공들로 비난받고 있는 월가 금융기관 수장들이 의회에서 진땀을 흘렸다.

11일(현지시간) 뱅크오브 아메리카(BOA), 씨티 등 8개 금융기관 대표들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대출을 확대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 8개 금융기관은 7000억달러의 TARP자금 가운데 1250억달러를 지원받았다.

월가 금융기관들은 미국 국민들과 정치권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이 대출을 하기는 커녕 거액의 보너스를 챙기는 등 '보신'과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 "TARP 자금으로 적극 대출"항변...'그걸로 부족' 분석

미 재무부가 최대 2조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의 금융구제안을 발표한 다음날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케네스 루이스 BOA 회장은 금융권에 대한 비난 여론과 달리, 실상은 정부의 우선주 출자 덕에 훨씬 더 많은 대출을 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지난 4분기중 대출액은 1270억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여타 은행 수장들도 TARP 지원이후 적극적인 대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8개은행이 이날 밝힌 대출규모를 합치면 대략 4000억달러를 넘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출규모가 정상수준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투입에 따른 승수효과를 10배로 가정한다면 1250억달러를 지원받은 이들 은행은 1조2500억달러가 시장에 풀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벨상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 교수도 7000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금융기관을 만들었으면 7조달러의 대출을 일으킬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정부돈 갚고, 보너스 안받겠다"


루이스 회장은 다음주, BOA가 (정부출자에 대한) 배당금 4억달러를 처음으로 지급할 것이며 올해 한해동안 총 28억달러를 배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악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월가가 거액의 보너스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비난에 대한 자성도 곁들여졌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 CEO도 은행이 수익을 낼때까지 월급은 1달러만 받고 보너스도 유예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게 필수적이며 금융시스템 안정과 회복을 위해 할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기관 통합 및 강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존 맥 모간스탠리 회장은 정부가 감독기구를 통합 이른바 '슈퍼 감독기구'를 설립하려는데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감독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는게 바람직하며 일부 감독기구를 합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의원들 "대중분노, 의회 협력해야" 압박

바니 프랭크 금융위원장(민주)은 "대중들은 매우 분노하고 있고 이는 당연한 것"이라며 "현재의 금융위기를 막고 금융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의회의 조치에 협력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경고'했다.

스펜서 바쿠스 공화당 의원도 "금융기관 대표들이 의회와 동반자(partner)로서 협력하는게 국민들의 분노를 진정시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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