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 확정

더벨 이승우 기자 | 2009.02.11 17:15

"스텝업 조항보다 이자 더 줄 것"

이 기사는 02월11일(16: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지난 2004년 발행한 외화 후순위채 4억달러의 콜(조기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외화 조달 금리가 후순위채 발행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은행은 스텝업(step up)조항에 명시된 것보다 이자를 더 얹어주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2004년 발행당시 금리는 5.75%로 리보(Libor)에 230bp를 가산한 수준이었다. 우리은행은 5년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엔 이자를 미국채 5년 기준으로406.5bp, 리보 기준으로365.5bp를 주는 스텝업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었다.

11일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달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 후순위채 4억달러의 콜 옵션을 이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도이체방크와 스페인의 sabadell banco가 최근 후순위채의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았지만 아시아 발행자로서는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외화 조달이 어렵고 설령 조달을 하더라도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텝업 조항보다 더 높은 이자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통례상 콜옵션을 하는 게 정상적이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은 도이체방크의 경우 크레딧 라인이 끊기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었다.

외국계 IB 한 관계자는 "콜옵션을 기대하고 투자했던 투자자들과의 신뢰가 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우리은행이 외화 후순위채 발행에 재차 나설 경우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한국 발행자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는 대신 스텝업 금리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주관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이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은 몇 주 전부터 홍콩과 싱가포르 등 채권 시장에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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