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자동차시장 누비는 현대·기아차

전현기 중국우리은행 영업추진부장 | 2009.02.21 10:32

[머니위크]전현기의 차이나 리포트

지난 1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1위로 등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006년 중국이 7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일본을 앞지르고 세계 2위의 시장으로 부상한지 불과 2년 만에 수십년간 세계 1위의 자동차 소비시장 지위를 누려온 미국을 제치고 1위의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물론 1월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시장규모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금융위기다. 심각한 미국의 경제위기로 인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급감한 것에 원인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중국도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세계 1위 시장으로 부상한 것은 중국의 자동차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중국 당국이 내수진작을 위해 자동차산업을 적극 부양한 데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과시형' 중국인 경제위기 이후 실속 구매 늘려

지난 1월 중국 국무원은 내수진작을 위해 올해 말까지 배기량 1600cc 이하의 차량에 대해 구매 시 취득세를 10%에서 5%로 감면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 기존 차량보유자 중에서 연비가 우수한 신차로 바꾸는 사람들에게는 총 50억위안(1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자동차산업 부양에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이 바로 현대차기아차다.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와 기아차의 중국법인인 동펑위에다기아는 지난 1월 소매판매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35%와 15% 증가한 4만2790대와 1만7607대를 판매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이래 월간 사상 최대 실적이다.

베이징현대의 전략 판매 차종인 위에둥(한국의 아반테), 엘란트라 엑센트와 동펑위에다기아의 세라토 리오 등이 중소형차로서 중국 내수진작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중국에 불어 닥친 세계 경제위기로 인해 중국인들의 자동차 구입문화에 변화가 생긴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남에게 보이는 자동차에 대한 과소비가 심한편이다. 즉 중국 내 대도시에서 한국 돈으로 5억~6억원 정도하는 고급아파트의 주차장에는 벤츠나 BMW 같은 수입차가 즐비하다. 도로에 소형차보다 대형차가 많은 것도 이러한 연유에 기인한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자동차 과시욕이 경제위기로 인해 실속 위주로 바뀌어 대형차에서 중형차로, 중형차에서 소형차로 매기가 옮겨가고 있다.


◆세계1위 중국땅서 선전하는 현대차ㆍ기아차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도착하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도로를 질주하는 엘란트라와 소나타 택시다. 베이징현대차에서 생산한 이 차들은 베이징 택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전 세계의 자동차회사는 합작방식을 통해 중국에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현대는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베이징기차와 합작하면서 회사이름도 베이징현대차로 명명했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 수도인 베이징시의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베이징시 택시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도 이 덕분이다. 베이징시의 관용차 구입 시 우선적인 고려, 특히 베이징현대차 공장이 소재하고 있는 베이징 순이구의 경우 구정부의 관용차를 현대차로 결정한 것도 현대차의 향후 밝은 전망을 짐작케 한다.

주요 대도시인 상하이, 베이징, 선전, 항저우 등의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 내 자동차시장은 아직도 무한하다. 주요 대도시의 중산층 이상은 이미 자동차를 구입했으나 아직도 대도시의 급여생활자나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중산층의 자동차 보유율은 낮은 편이다. 문화도 이제는 취직 후 주택구매보다 자동차부터 구매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고속도로를 타고 내륙으로 달리다 보면 농촌이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는데, 아직까지 농촌의 자동차 보급률은 매우 낮은 편다. 머지않은 장래에는 이러한 농촌의 가구들도 우리처럼 자동차 구입 대열에 나설 것이다. 이처럼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우리나라의 경제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세계의 자동차 판매시장 1위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모습에 다시 한번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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