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가 윗목까지? "유동성의 힘"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02.11 12:00

1월 회사채 순발행 사상 최대, A등급 회사채 발행 급증

-과도한 유동성 덕에 신용위험채권에도 매수 몰려
-본격적인 금융시장 개선과는 차이 있어

지난 1월 회사채 순발행 규모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발행조차 힘들었던 'A 등급' 회사채의 발행이 크게 늘며 자금시장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50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 중 일부가 신용위험채권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으로, 본격적인 금융시장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11일 내놓은 '1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일반기업의 회사채(공모) 순발행 규모는 지난해 12월 2조6000억원에서 1월에 4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직전 최대는 2001년 2월(3조4000억원 순발행)이었다.

특히, A등급 회사채가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1월 11.7%에서 1월 43.7%로 껑충 뛰었다. 이는 AA- 등급 이상의 회사채 발행이 지난해 12월 5조650억원(발행기준)에서 2조5560억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들은 이미 실탄(현금)을 충분히 마련한 만큼 추가수요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A등급 회사채는 '반사이익'을 누린 셈이다.

일반기업 기업어음(CP)도 발행여건이 개선되며 월간 순발행 규모가 지난해 12월 1조6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많아졌다. A2등급 CP의 순발행 규모는 지난해 12월 6000억원 순감소에서 1조8000억원도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장단기 시장금리는 크레디트물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 CD) 금리의 대폭 하락(1.01%포인트)으로 은행여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도 지난해 11월 7.53%, 12월 6.89%에 이어 지난달에는 5% 후반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우량 크레디트물(은행채, CD, A1 등급 CP, 카드채 등)의 금리 스프레드(지표금리와의 차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빠른 속도로 리먼브러더스 사태(08년 9월) 이전 수준으로 복귀중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다만 BBB등급 회사채 등 비우량 장기 크레디트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아직 리먼사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대건 한은 통화금융팀 과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공급 확대조치 지속 등으로 금융시장 여건이 이전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비록 유동자금의 힘이긴 하지만 비우량 크레디트물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은행 수준은 지난해 12월 11조1000억원 감소에 이어 지난달에도 5조4000억원이 줄었다. 은행 수신금리 하락, CD 은행채의 순상환 지속 등에 따른 것이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규모는 지난해 12월 13조3000억원에서 1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은행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설 상여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감소하며 1조6000억원 증가에서 1조7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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