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구제안 실망스러운 5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9.02.11 08:59

월가 반응 냉담…구체성 결여 "달라진 게 없다"

오바마 미 행정부에 대한 월가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사진)이 10일(현지시간) '금융안정계획'을 발표했지만 뉴욕 증시는 급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82포인트(4.6%) 주저앉으며 8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시장 구제안이 발표된 오전 11시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한 마디로 '실망스럽다'는 게 시장 반응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안에 '구체성'이 결여 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망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아치웠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발표 직후 CNBC와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NBC는 '시장이 금융구제안에 실망한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 1. 달라진 게 없다 =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구제안이 은행 장부에서 부실 자산을 비울 수 있는 뭔가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앞서 나왔던 7000억 달러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다.

콜로라도캐피탈은행의 데이비드 트위벨 자산관리 대표는 "부양안에 정말 실망했다"며 "당장 실행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매길지, 부실 자산을 누가 사들일 지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는 것이다..

트위벨 대표는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가동될지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면서 "시장에 조금 더 안정을 주는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틀란티스자산운용의 마이클 콘 수석전략가도 "변한 게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소기업들을 어떻게 살릴지를 뺀 모든 것은 모든 이들이 알고 있던 내용"이라며 "나는 그들(재무부와 금융당국)이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2. 끝나려면 멀었다 = 미 재무부가 월가의 의견을 반영해 구제안을 보다 세밀하게 짰다면 뭔가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세부 사항이 풀리지 않은 채 자꾸 규모만 커져가고 있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남는 건 '불확실성' 뿐이다.

하트포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구제안은 앞으로도 여러번 미세조정될 것"이라며 "어떤 부분은 어떤 부분은 제대로 작동되고 어떤 부분은 안되겠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여전히 시끄럽다. 정부가 부실 덩어리 은행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동시에 투자자와 남세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끊임없이 묻고 있다.


◇ 3. 국채 버블 여전 = 이날 미 국채 가격은 올 들어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금융안정방안의 세부 내용이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다 "경제회복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 등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

MF글로벌의 앤드류 브레너는 "금융 안정 효과를 가늠할 만한 세부 내용은 빠져있다"며 "불확실성은 항상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라슨 와이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4. 투자자들 여전히 관망 = 당장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게 문제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관조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앤들 윌킨슨 전략가는 "가이트너 장관 발언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앞으로 더 거친 시기가 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는 앞으로도 박스권 안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저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위벨 대표는 "경제가 언제 안정될 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 5. 그나마 위안이라면 '재료 노출탓' = 이날 증시가 급락한 데 대한 한 가지 위안을 찾자면 재료 노출에 따른 단순한 하락이라는 것이다.

지난주 구제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실제 구제안이 공개되자 시장은 다시 하락했다.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말이 들어 맞은 셈이다.

콘 전략가는 "단순히 트레이더들이 대량 매도해 하락한 것"이라며 "다우지수가 7900, 7850으로 후퇴하면 매수세가 돌아올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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