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순익이 반토막 났지만 부산·대구·전북 은행은 오히려 순익이 늘어났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적었고, 파생상품 거래를 하지 않고 본업에 충실했던 게 주효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2750억원으로 전년보다 43억원(1.6%) 증가했다. 대구은행도 2612억원으로 전년(2608억원)에 비해 늘었다. 전북은행은 무려 65.2%나 늘어난 418억원에 달했다.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은행권 순익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당기순익은 7조9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7.4%(7조1000억원)나 급감했다.
지방은행의 순익이 증가한 이유로 건설·조선사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덜했던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은행은 지역 중소기업 위주로 거래하면서 구조조정의 여파를 피해갈 수 있었다. 키코(KIKO) 등 파생상품을 취급하지 않은 영향도 컸다.
반면 튼튼한 지역 고객을 바탕으로 내실 경영에 치중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은 개선됐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3.09%를 기록, 금융위기 속에서도 전년(3.07%)보다 올랐다. 대구은행도 지난해 2분기 3.04%에서 3분기 3.10%, 4분기 3.31%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전북은행은 2.98%를 기록, 전년(2.77%)에 비해 0.21%포인트 개선됐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방카쉬랑스 등 교차상품 판매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도 "틈새시장 발굴 차원에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브크레딧론을 팔아 이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건전성 측면에서는 철저히 대비했다. 부산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3.19%다. 올 1분기 추가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1월말 기준으로 13.5%를 기록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 사회와 기업의 전폭적인 협력에 힘입어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한 하이드리드 채권이 순식간에 팔려 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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