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같은가문, 같은급인데 금리는..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2.10 15:35

社債발행금리 최고 2.2%p差 "신용등급 영 이상"

신용등급이 같은 회사채인데도 발행금리가 최고 2%포인트 넘게 차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내용이나 만기, 업황에 따라 같은급이라도 다르게 대접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커 일부에선 신용평가사가 제역할을 안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증권 및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8일 300억원 규모로 발행된'A+'등급 KT렌탈의 3년만기 회사채(14회)의 발행금리는 8.90%였다. 반면 같은 달 29일에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 'A+'등급인 3년만기 LG파워콤 회사채(14회)는 이보다 2.20%포인트나 낮은 6.70%에 발행됐다.


신용등급과 만기가 같더라도 발행금리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처럼 큰 폭으로 금리가 차이 난 경우는 이례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구나 발행 물량이 많으면 수급 부담 때문에 금리가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액이 3배 이상 많았던 LG파워콤의 회사채는 시장에서 금리를 더 낮게 쳐 줬던 셈이다.

신용등급 'AA-'으로 같은 가문인 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의 회사채도 마찬가지. 지난달에 발행된 만기 3년짜리인 현대모비스(142회)와 기아자동차(274-3회)의 발행 금리는 각각 7.08%와 8.60%로 체결, 금리차가 1.52%포인트에 달했다. 당시 기아자동차는 만기별로 총 400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물량 부담이 작용,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측면이 있다.

만기가 짧은 회사채가 긴 회사채보다 되레 높은 금리로 발행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에 발행된 만기 2년인 대한통운(80-2회) 회사채 금리는 8.50%였지만, 3년 만기인 현대오일뱅크(102회) 회사채 금리는 이보다 0.85%포인트 낮은 7.65%로 체결됐다. 둘 다 신용등급은 'A'였다.

앞서 말한 LG파워콤 회사채 금리도 역시 신용등급이 같은 만기 1년짜리 롯데건설(91회) 회사채 발행 금리였던 8.70%보다 2%포인트 낮았다.


동일 신용등급에 비해 금리가 높았던 KT렌탈, 롯데건설은 유동성 위기설이 돌았던 캐피털·건설사였고, 대한통운은 금호렌터카의 렌터카 사업 인수로 부담이 생긴 측면이 반영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해당 기업의 업황이나 재무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별로 업황이나 재무구조에 따라 회사채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지만 금리가 이 만큼 차이나는 것은 채권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을 무시하고 자체 평가했다는 의미"라며 "신용경색으로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살리려면 신용등급을 재평가해 투자자에게 적절한 투자 지침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의 입장은 다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평가의 목적은 기업이 채권 원리금을 제 때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발행시장에서 금리가 달라지는 것은 발행물량 등 여러 변수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가격이 차이 난다는 이유로 뒤따라 신용등급을 수정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덕기 KIS채권평가 연구원은 "지난해말 회사채 시장이 극도로 불안할 때 채권 발행을 감행한 일부 기업은 투자자들과 금리를 미리 정해 놓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발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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