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잡는 토종IT 국내에서만?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09.02.11 09:10

마이스페이스 이달 국내에서 철수···국내 업체 해외 진출은?

↑ 최근 한국 사업을 접기로 한 마이스페이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국내 시장 적응에 실패하면서 토종 업체들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진출에 '자충수'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는 오는 18일로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4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내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과 함께 전 세계 SNS 시장을 양등분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다. 그럼에도 국내 SNS 시장의 '절대강자' 싸이월드의 높은 벽은 넘지 못했다. 결국 국내 사용자의 입맛에는 맞지 않은 음식이었던 셈이다.

국내 SNS 시장은 특히나 글로벌 업체들의 '무덤'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는 페이스북 역시 국내에서는 싸이월드와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3차원 SNS인 세컨드라이프도 국내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맥을 쓰지 못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는 숱하게 많다. 대표적인 곳이 구글이다. 전 세계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구글은 유독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국 사용자에 특화된 '한국형 아이구글'을 내놨음에도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 세계의 손수제작물(UCC) 열풍을 일으켰던 유튜브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울러 빈약한 수익 구조는 언제나 유튜브의 한계로 지목되기도 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서비스들이 속속 한국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업체들이 이웃한 중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에 그만큼 주력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업체들의 실패를 오히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자국 시장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서비스라도 해외 현지화 과정은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네이버는 차일피일 진출 시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최휘영 NHN 대표 스스로 "양치기 소년이 돼 버린 것 같다"고 실토할 정도로 진출 시기는 계속 연기되고 있다.

수많은 해외 업체들을 물리친 싸이월드 역시 해외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대만, 일본 등 5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싸이월드는 지속적인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여건이 호의적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용자에게 애용된다고 해서 해외 사용자들에게까지 애용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전략을 세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이 한국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에만 몰두한 나머지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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