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연체율 3%p 차이 왜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2.10 10:51

금감원 기준 5.42%, 일반상품기준 2.1%

삼성카드가 금융감독원 기준과 별도의 연체율을 발표하면서 오해가 빚어졌다.

삼성카드는 최근 실적을 공개하면서 일반상품자산으로 지난해 말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감원 기준 연체율은 5.42%로 3%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삼성카드, 자체 기준 연체율 발표=삼성카드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을 갖고 언론용 보도자료를 기자단에 배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8%, 12월 말 현재 2.1%로 기존 금감원 기준 수치인 5.06%, 5.42% 보다 현저히 낮았다.

삼성카드는 이에 대해 "연체율 책정 시 대환대출 자산을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삼성카드는 당시 특별한 설명 없이 "12월 말 일반상품자산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1%로 9월말(1.8%)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고 명시했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연체율을 발표할 때 신용판매 및 카드론, 현금서비스 외에도 대환대출 부문을 모두 포함해 연체율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금감원 기준 외에 상품자산 기준 연체율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대환대출 비중이 높고, 유일한 상장카드사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대환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카드사들은 통상 금감원 기준 연체율을 공개해 왔다. 금감원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말 현재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3.33%, 현대카드 0.73%, 롯데카드 1.88%, 비씨카드 0.23%로 삼성카드에 비해 낮다.


삼성카드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연체 고객들에 대한 대환대출을 실시하면서 자체적인 회생을 도모한 때문이다. 삼성카드와 달리 타 카드사들은 채권단의 지원을 받거나 모기업인 은행에 통합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환대출이란 카드연체대금을 분납하거나, 이자를 삭감해주는 방식으로 연체 고객들을 지원하는 대출 프로그램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대환대출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이르는 반면 나머지 카드사들은 1~2%에 불과하다. 삼성카드가 연체율 발표 시 대환대출 자산을 제외한 수치를 알리고 싶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자 혼란 우려="그러나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가 언론을 통해 카드사 건전성의 주요 지표인 연체율을 혼란스럽게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삼성카드는 이에 대해 IR 당시 사용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에선 금감원 기준 자료를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위주의 IR에선 금감원 기준 자료를 제공하고,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접하는 언론에는 자체 기준으로 설정한 연체율을 발표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IR 관련 보도자료에 오류가 있어도 제재할 수단은 없다"면서도 "금융당국 기준과 다른 연체율을 접할 경우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잘못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별도 설명 없이 금감원 기준보다 낮은 연체율을 언론 보도용 자료로 배포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지도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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