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오염 건축자재, 학교·마을 오염 빨간불

제천 등 조경석·자갈 등 건축자재 통해 확산… "학교졸업생, 주민대상 건강조사 필요"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충북 제천 관내 유치원과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 토양에서 1급 발암물질 석면이 다량 검출됐다.

인근 채석장에서 나온 조경석이나 자갈, 모래 등 건축자재가 석면에 오염된 채 이 지역 학교에 공급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고독성 석면이 다량 함유된 이 채석장의 건축자재들이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 석면추방 네트워크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이달 초 제천 일대에서 실시한 긴급조사 결과자료를 통해 이같이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단체가 미리 배포한 '석면문제 조사 보고서 - 충북 제천시 석면광산 일대'란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충북 지역엔 남아석면광산, 동아광산, 수산광산 등 제천의 7곳과 대화광산 등 충주의 2곳 등 총 9곳에서 석면 광산이 운영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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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산이 있던 제천 수산면 전곡리 일대의 관내엔 석면광산 갱도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들이 일하다 식사를 하던 장소로 주로 이용됐으며 경고·주의를 알리는 표지판이라곤 하나 없이 그냥 방치된 상태다.

동아광산 인근의 '㈜신생중상이용사촌'이란 이름의 채석장은 조경석 등 건축자재를 생산·조달하는 회사로, 이 회사가 판매하는 조경석·자갈·모래 등 채석생산품에서도 고독성 석면의 일종인 트레몰라이트가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제품은 전국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산면 채석장 인근 작은 절인 '다불사' 입구 도로의 산 경사면에서도 안소필라이트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추방 네트워크는 다불암 지주인 김영태 씨가 '부모님이 '지피'라고 불리는 석면을 채취를 했고 두 분 모두 폐질환으로 사망했으며 본인 역시 어릴 때 이 일을 거들었는데 현재 폐가 아주 좋지 않다'고 호소했는데, 김 씨 역시 현장조사 기간 이 단체가 주관한 건강검진 결과 '악성 폐결핵'으로 진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수산면 전곡리 '앞실마을' 입구의 조경석에서도 트레몰라이트 석면줄기가 검출됐다. 구곡리에선 전곡리처럼 대규모 석면띠가 노천에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마을회관 옆 밭의 토양에서 트레몰라이트가 발견됐다.

수산면 수산리의 수산초등학교, 수산중학교와 이 학교의 병설유치원을 비롯해 인근 대전리·도전리·원대리·고명리 등 4곳의 분교 운동장 중 2곳의 토양시료에서는 트레몰라이트·액티놀라이트 등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추방 네트워크는 "미국 몬태나주 리버질석(石) 광산에서 생산한 질석에 트레몰라이트가 함유돼 몬태나 일대와 미국 전역에 석면오염을 확산시킨 사례가 있다"며 "이 지역의 석면오염을 정화하기 위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1000억여원의 비용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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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산회사가 미국 내 지역사회 야구장이나 학교 운동장에 채석 생산품을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 석면오염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는 지적이다.

이 단체는 "학교 운동장, 놀이터의 토양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은 충격적"이라며 "학교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석면노출평가와 건강역학조사를 긴급히 실시하고 학교 및 주변 폐교에서 공부한 졸업생에 대한 건강영향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석면오염 범위 전체 주민에 대한 건강역학 조사와 △석면광산 지역의 안전한 폐광처리 및 주변환경오염 정화 △국가 석면지도 작성·보급 등 조치를 취할 것을 당국에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초 환경부와 가톨릭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충남 홍성과 보령에서도 조사대상 주민 215명 중 110명이 흉부 이상 소견을 보였다. 이중 56명은 석면광산 종사자였고 54명은 비종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