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놀로블라닉이 한켤레에 160달러?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9.02.09 14:04

경기침체에 美 명품백화점 70% 폭탄 세일… 그래도 매출은↓

↑ 마놀로블라닉의 'Sedaraby'
"500달러짜리 마놀로블라닉이 100달러대라고?!"

마놀로블라닉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여주인공이 즐겨 신는 구두로 나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브랜드다.

마놀로블라닉의 대표적인 디자인 '세다라비'(Sedaraby)는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웨딩 슈즈로 신어 유명세를 탔다. 마놀로블라닉은 한마디로 전 세계 여성들의 '꿈의 구두'인 셈이다.

이 '꿈의 구두'의 가격이 한 순간에 3분의 1로 추락했다. 경기 침체로 미국 뉴욕의 명품 백화점들까지 '폭탄 세일'에 나섰기 때문.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는 지난해 11월 중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낀 '연휴 시즌'이 시작될 무렵 70% 파격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그것도 좀처럼 값을 내린 일이 없는 '디자이너 제품'들을 대상으로 한 세일이었다.

한 켤레에 535달러였던 마놀로블라닉 구두는 160달러에 팔렸다. 한 켤레 살 돈으로 세 켤레를 사고도 남게 된 것이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70% 할인'은 절대 폭탄세일은 안한다는 명품 산업의 금기를 깬 것이었다.


WSJ는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할인 판매는 자동차 회사에서부터 주택 건설업체까지 재고 물량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 전반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 연휴 세일 중인 뉴욕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백화점 전경 ⓒ WSJ
하이패션 상품의 경우 재고 관리가 쉽지 않다. 옷은 몇달 만에 유행이 지나기 때문에 때를 놓치면 아무리 싸게 내놔도 팔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이런 이유 때문에 첫 세일부터 재빨리 '파격 할인'을 내세웠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픈 새도브는 WSJ와 인터뷰에서 "파격 할인 판매로 큰 손실을 막았다"며 "이런 과감한 결정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소매업체는 40년래 최악의 연휴 시즌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삭스 피프스 애비뉴까지 '헐값 판매'에 나서면서 경쟁사인 명품백화점 니만 마커스, 바니스 뉴욕도 잇따라 공격적인 할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매업체들 실적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1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니만 마커스는 연휴기간이 포함된 지난 1분기에 사상처음으로 분기 손실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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