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중동 모드 복귀…이재오와 차별화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2.08 16:54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다시 특유의 '호흡조절'에 들어갔다. 지난 2일 당청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이견을 보인 뒤 친박(친 박근혜)계 좌장 김무성 의원이 계파 모임을 활성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직접 자제 입장을 밝힌 것.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이 당청회동 직후 "앞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한 데 대해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당 중진으로서 개인 입장을 말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친박계 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8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2월 국회가 끝나면 시시비비하겠다, 계파 모임도 만들겠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친박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말이 많지만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의원) 개인 의견이라고 정리했다"며 "그 후론 (계파 모임 공식화) 얘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가) 처음 말한 것처럼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처럼 조용히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가 당청회동에서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목소리 내기에 본격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달리 계파모임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비친 것은 계파 내부 단결보다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쟁점법안 처리, 4월 재·보선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친이(친 이명박)계를 자극해 당내 분란을 일으키기 보다는 국민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3월 복귀를 앞두고 '지분' 확보에 나선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는 달리 그동안 꾸준히 입지를 확대, 강화해 온 만큼 계파 수장이 아닌 차기 대권주자로 이미지 차별화에 나선다는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만류 의견에도 김 의원은 2월 임시국회 뒤 그동안 소규모 공부모임 형태로 흩어졌던 친박 모임을 하나로 규합하는 작업은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내부에는 계파 모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 잔류파 중심의 '선진사회연구포럼'과 복당파 중심의 '여의도포럼' 등을 일원화하는 등 향후 정치일정을 고려한 사전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의 계파 모임 추진 움직임에 이례적으로 직접 제동을 건 것을 두고 친박계 내부 역학구도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자신의 의중과 다소 거리를 보이는 김 의원을 멀리하고 다른 친박 중진들의 역할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원론적인 수준에서 입장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김 의원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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