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도 초고위험? 은행들 '몸사림'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9.02.08 19:32

수익률급락, 불완전판매 홍역 여파..증권사는 '고위험'

 은행과 증권사간의 주식형펀드에 대한 위험도 분류기준이 확연히 달라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곳을 찾아가는가에 따라 펀드가입 여부가 달라지게 됐다. 특히 은행들의 기피성향이 뚜렷해 신설 운용사의 신설펀드 판매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머니투데이가 10개 증권사와 5개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금융 상품 위험도 분류기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은행들은 주식형펀드를 초고위험(또는 공격투자형, 1 ~ 5(위험도순) 단계 중 5단계) 상품으로 분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주식형(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한국운용), 신영마라톤주식형(신영투신운용), 탑스밸류(Tops Value)주식형(신한BNP파리바운용), KTB마켓스타주식(KTB운용),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한국밸류운용) 등 대표적인 주식형펀드 상품에 대해 이 같은 분류 기준을 적용했다.



초고위험상품이 되면 원본보장이 안되는 ELS 등과 같은 취급을 받으며 아주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에게나 권할 수 있다. 펀드판매의 주도권을 쥐어왔던 은행에서 주식형펀드 판매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증권사들은 이들 상품을 대개 고위험 상품(적극투자형, 4단계)으로 분류해 차이를 보였다. 우리투자증권이 미래에셋디스커버리, 삼성그룹적립식, 탑스밸류주식 등을 초고위험군으로 나누긴 했지만 신영마라톤,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등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증권사들이 초고위험군 상품으로 분류한 펀드들은 해외투자펀드나 파생상품펀드 등이어서 은행들과 차이를 보이는 것.


위험도 분류에서 차이가 날 경우 해당 판매사는 고객들이 먼저 고위험 투자상품을 묻거나 가입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상품권유를 하지 않게 된다. 고객들이 대개 2 ~ 3등급(안정형, 위험중립형)으로 분류가 되는 상황에서 국공채 펀드나, 혼합형(주식편입비중 낮음) 펀드, MMF(머니마켓펀드) 등을 주로 은행들이 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은 이에 대해 “만 60세 이상 고객이나 투자경험이 짧은 고객(1년 미만)에게는 위험 상품 가입시 자금 성격과 현황까지 파악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자통법 시행 초기 단계이고 은행들이 지난해 펀드 수익률 급락으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펀드 판매에 소극적이었다”며 “해외펀드 환헷지 문제, 깡통펀드 등이 얽히며 은행의 공신력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해 우려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은행들의 몸사림 행보로 판매망이 잘 갖춰진 대형 운용사보다 신설사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 대해 “추후 필요한 목돈 마련 자금이나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운용하도록 고객에게 권유하고 있다”며 “투자설명서상의 기준에 따라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은행들의 위험도 재분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상진 신영투신운용 부사장은 “저금리 현상이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물가상승률 이상의 금융 상품을 제시하기 어렵게 됐다”며 “금융시장이 차차 안정되면서 위험 재분류가 이뤄지고 은행들이 다시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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