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逆샌드위치'효과… 원화로는 11%증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2.08 19:23

작년 12월 수출… 엔고충격에 일본은 36% 감소

'원화표시 12월수출 한국 11.2%증가, 엔화표시 일본 12월 수출 36%감소'

 환율효과가 수출에 온돌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와중에서 지난해부터 지속된 원低·엔高를 바탕으로 한국 수출기업이 그간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글로벌 경쟁자를 따돌리리거나 격차를 좁히는 '역샌드위치'기회를 잡았음이 통계로 확인된다.

 지난 1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8% 줄어들며 통계청 발표 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SK증권에 따르면 이는 달러표시 수출증가율로 원화표시로 환산하면 0.7% 감소에 그쳤다.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지난해 11월과 12월 수출을 원화로 환산해 살펴보면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28.7%, 11.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엔고폭탄을 맞은 일본은 엔화표시 수출증가율이 달러표시에 비해 낙폭이 훨씬 크다. 지난해 11월 일본의 수출은 달러표시로는 전년 동기 대비 15.0% 감소했다. 하지만 엔화표시로는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했다. 12월에도 달러표시로는 전년 동기대비 19.9%감소에 그쳤지만 엔화표시로는 36% 감소 것으로 기록됐다.

 한국과 D램 등 반도체시장에서 경쟁하는 대만도 자국화폐인 대만달러의 절상속도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국과의 수출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지난해 11월 수출증가율은 달러표시로는 전년 동기대비 -23.3%였으나 대만달러로 환산한 수치는 -20.8%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12월 수출증가율도 달러표시로는 -41.9%였지만, 자국화폐 환산가치로는 -41.2%였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기업수익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환율효과로 한국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한국기업들의 환율에 의한 가격경쟁력 제고는 위기 극복 역량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과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의 고전에는 이같은 비밀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1월 미국시장 판매율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3% 늘어나는 '깜짝쇼'를 펼쳤다. '실직후 1년 이내 판매된 현대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고는 하지만, 막후에는 환율 효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도 일본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선 환율효과가 없었다면 제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원화가치 약세와 엔화가치 강세라는 유리한 고지에서 환율에 따른 마케팅 비용을 글로벌 업체에 비해 상당부분 확보함에 따라 현대차의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용 연구원은 "현대차의 국내 완성차 수출비중은 전체 생산량 가운데 60% 가량이며 부품은 국산화가 99% 이뤄진 상태"라면서 "토요타는 완성차를 실어낼 수록 적자인데 반해 현대차는 실어낼 수록 흑자이기 때문에 환율이 우호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한 당분간 현대차의 수출 우위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역샌드위치' 수출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에도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825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키움증권에 따르면 일본시장에서는 지난 1월24일 기준으로 8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과 인도에서도 지난 1월말 기준 15억9350만달러와 11억960만달러를 순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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