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평가 유보, 美구제안 막판 '뜨거운감자'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2.06 05:28

9일 발표 전망..부실자산 가격산정 논란, 금융주는 강세

미 금융구제법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축소돼 다음주 월요일(9일) 발표될 전망이다. 금융구제법안에는 '시가평가(mark to market)' 유보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5일(현지시간), 재무부가 9일 금융구제안을 발표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저녁 8시 기자회견을 통해 구제방안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 배드뱅크 + '보증 차단막'...규모 줄 듯

재무부가 최종 논의단계에 들어간 구제방안은 '배드뱅크'설립안을 포함하되 부실자산에 대한 정부의 보증을 확대, 건전자산으로부터 '차단막'을 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조-2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실자산 가운데 일부만을 배드뱅크가 매입하고, 나머지는 금융기관이 그대로 장부에 보유하되 정부보증을 통해 '차단막(ring fence)'을 칠 경우 금융부실 구제에 직접 투입되는 자금은 당초 예상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정부는 특히 배드뱅크를 설립,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되 '헐값(fire sale)'이 아닌 '시장가치(market value)'로 매입하는 것을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을 헐값에 매각, 부실을 현실화함으로써 금융기관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추락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 시가평가제 유보, 금융기관 재무 악화 방지

문제는 시장가치 평가방법. 일반회계원칙(GAAP)에서 적용하고 있는 '시가평가'제도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헐값'에 매입할 수 밖에 없다. 미 재무부는 따라서 일정기간 시가평가제를 유보하고 '적정한 가치'로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방안을 구제안에 포함시키는 것을 논의중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상원 금융위원회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도 전날 "시가평가제의 근본 개념은 유지하되 일정부분 조정(modify)하는 방안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윌리엄 아이작 전 예금보험공사(FDIC) 사장도 시가 평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바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 투명성을 확보하는 기본 원칙으로 여겨지는 시가평가제가 중단되는데 따르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높은 상태여서 최종 결론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 금융주 일제 강세

시가평가 유보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5일 미 증시에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씨티 J.P모간 등이 일제히 3% 이상 올랐으며, 연봉제한 등 정부규제를 피하기 위해 1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할 것으로 알려진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는 5% 가까이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유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으로 한때 10%이상 추가 급락하며 20년래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던 뱅크오브 아메리카 역시 3% 이상 강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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