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하수는 결과를 두려워한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9.02.06 12:23

[마음골프]샷을 하기 전에 결과는 나와있다

드라이버든 아이언이든 심지어 퍼팅조차도 당면한 그 샷을 하기 전에 이미 그 샷의 결과는 나와 있다.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안 되는데 일류대학을 가려 한다면 응시야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를 우리는 이미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정도 구력이 되고 상대의 골프 생활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샷을 하기 전에 그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고 사실 그 예측은 그리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얼마나 연습을 꾸준히 해 왔는가? 얼마나 코스를 이해하고 있는가? 자신의 구질을 잘 파악하고 있는가? 더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작은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가? 위험을 최소화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가?

해당 홀에서 스코어 목표는 자신에게 적합한가? 실력이상의 거리나 방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호흡은 안정되어 있는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흥분된 상태는 아닌가? 과거의 실패와 성공으로부터 얼마나 독립해서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 있는가?

매 샷의 성공과 실패는 사실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답이고 결과인 것이다. '당겨서 OB가 났다'거나 '밀어서 해저드에 들어갔다' '힘이 너무 들어가서 뒷땅을 쳤다' '헤드 업을 해서 머리를 쳤다'는 식의 아주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몸놀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준비해도 당일의 컨디션이나 운,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화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골프가 몇 개의 샷으로 결정하는 게임도 아니고 몇 홀의 성적만으로 실력을 가늠하는 것도 아니다. 몇 번의 라운드를 통틀어 보면 예상을 벗어난 변화의 폭이란 사실 생각한 것만큼 그리 크지가 않다. 과정에 따른 결과인 것이지 뜬금없는 결과는 절대 없다.

'고수는 원인을 두려워하고 하수는 결과를 두려워한다'는 데 골프든 사업이든 일이든 지금 이 자리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얘기하기 전에 과정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고수란 '자신이 노력해온 과정을 믿는 자'이다. 당장 한 두 번 실수가 있더라도 과정이 탄탄했다면 기다릴 수 있는 것이고 과정이 부실했다면 한 두 번 멋진 샷이 나왔더라도 경계하는 마음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당장의 손끝에서 나오는 결과에 일희일비 하는 것은 골프든 사업이든 일이든 심지어 사랑조차도 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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