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감자'..STX·골드만삭스는 울었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9.02.05 15:17

최근 보유지분 매각...주당 8만원꼴 손해 본셈

대한통운이 2조2000억원대의 유상감자를 발표한 가운데 말못할 속앓이를 하는 곳들이 있다. 한달여전까지 대한통운 주주였던 STX그룹과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5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TX그룹의 STX팬오션과 골드만삭스 계열사인 트라이엄프는 지난해 말 주당 8만9205원에 대한통운 지분을 처분했다. 처분 계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한통운과 금호렌터카 합병 결정이었다.

이들은 합병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밝히며 지난달 초 STX팬오션이 235만여주를, 트라이엄프가 414만여주를 대한통운쪽에 매각했다. 매각 후 STX팬오션은 2100억여원을, 트라이엄프는 3700억여원의 현금을 거머쥘 수 있었고 실제 입금은 지난 2일 이뤄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 2000억 ~ 3000억원대의 돈은 유동성 확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들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게 됐다.

대한통운이 4일 주당 17만1000원에 주식을 유상소각(감자) 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기 때문. STX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주당 8만2000원 가량의 잠재적 손실을 입게 됐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해석이다.

감자 기준일이 4월21일이고 감자 대금이 입금되는 날은 오는 5월14일로 STX와 골드만삭스는 3 ~ 4개월 정도만 참았다면 보유 주식의 절반(48%)에 대해 감자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대한통운 주가에 따라 추가로 처분이 가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STX와 골드만삭스가 기존 주주에서 빠져나가면서 대한통운에서 5800억여원의 돈을 썼지만 감자 대금 지급에서 역시 그 정도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STX 등은 조기 현금 확보(주식 매각)과 유상 감자에 응하는 것과의 양자택일에서 현금 확보를 택했고 당시로서는 최선이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회사쪽에서는 “대한통운이 주당 13만 ~ 15만원대로 유상감자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대한통운의 거래량을 감안할 때 감자 이후로도 주식 전량 처분이 어려울 것이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금호아시아나쪽에서 내부 거래(계열사간 자산매각 등)를 통해 대한통운의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조기 현금 확보를 택한 것”이라며 “감자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3만 ~ 4만원 늘었지만 액면 그대로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호렌터카 합병 등을 전후해 대한통운 주주들의 고민은 컸지만 금호아시아나쪽에서 유상감자의 주도권을 쥔 만큼 그룹쪽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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