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순매수와 코스피지수의 1200선 돌파는 1월 초에도 있었던 일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29일부터 1월7일까지 6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였고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0% 가까이 상승하며 1200선을 돌파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수에 대해 환율효과, 포트폴리오 재조정,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근접, 달러화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 주식이 싸고 장기간 한국 주식의 비중을 줄였다가 다시 포트폴리오 채우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1월과 2월의 외국인 매수세의 차이를 살펴보면 이같은 현상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외국인들이 1월과 2월 순매수한 업종을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1월초에는 철강금속업이 순매수 2위 업종이었지만 이번에는 6위로 밀린 것 외에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금융, 유통 등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반면 종목으로 살펴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외국인들은 1월초 순매수 당시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KB금융 등 거의 시가총액 순서대로 사들였다. 반면 2월초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순매수 2위와 5위에 올랐고 하이닉스가 10위에 들어왔다. 반면 KB금융 등은 제외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 과정에서 확실한 생존과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그리고 조선업의 글로벌 톱 기업들을 사들인 셈이다.
특히 이같은 차이는 2월 외국인 순매수가 '온리 코리아(Only Korea)'라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1월초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우리 시장만이 아니라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 비슷하게 진행됐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1월초에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인도, 태국, 필리핀에서 모두 순매수를 보였다. 하지만 2월초에는 한국은 약 9억 달러 순매수한 반면 대만, 태국, 필리핀은 순매도로 돌아섰다.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겠지만 튼튼한 재무구조로 인해 버티는 힘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는데는 환율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엔고로 인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IT 분야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대만에서는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효과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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