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엔고 수혜주에 주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2.04 17:15

환율 인한 글로벌 전쟁서 한국이 비교우위

엔고(円高) 수혜주에 주목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엔고 효과와 원화 가치 약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진 반면 일본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글로벌 자금이 엔화로 몰려들어 엔고 후폭풍에 시달리며 힘겨워하고 있다.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가 엔화의 가치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환율 때문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전쟁에서 한국이 당분간 비교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32.17포인트(2.77%) 오른 1195.37로 마감됐다. 특히 전기전자와 자동차의 상승은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5.7% 오른 51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8일 50만8000원 이후 종가기준으로 한달만에 50만원대를 회복했다.

LG전자하이닉스도 6.6%와 4.5% 상승 마감했다. LG디스플레이는 4.4% 상승 마감했다.

자동차는 전기전자에 비해 상승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전날에 비해 8.0% 오른 5만1900원에 장을 끝냈다. 기아차는 상한가에 가까운 11.7% 급등한 8950원에 마감됐다.

현대차의 선전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1월 미국시장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3% 늘어나는 '깜짝쇼'를 펼친 점이 주목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업체 가운데 유일한 경우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2월 3.3%에서 지난달 3.7%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기아차도 지난달 미국에서 2만2096대를 팔면서 전년 동기 대비 3.5% 판매가 증가했다. 기아차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2월 1.6%에서 3.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판매증가는 엔고효과도 한 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가치는 급등하고 원화가치는 달러와 엔화 등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며 "엔화강세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엔/달러 환율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8월말 달러당 108.7엔에서 5개월만에 88.9엔으로 달러당 19.8엔이나 가치가 급등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8월말 1089원에서 11월 달러당 1500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해 이날 1378.5원으로 마쳤다.

달러에 대해 엔화는 평가절상된 반면 원화는 상대적인 평가절하를 유지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달러에 대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원화가치는 낮은 수준을 지속함에 따라 글로벌시장에서 국내제품의 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가격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마 연구원은 "일본과 경쟁관계를 감안할 때 엔화 강세에 따른 수혜는 비슷한 경쟁구도를 가진 자동차나 전기전자 관련주 등 국내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며 "수요둔화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할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부장도 "현대차의 미국시장에서 선전에 따른 기대감과 엔고 효과에 따른 관련수혜주에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또 "지난달 수출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2.8% 급락했다고는 하지만 원화 기준으로 보면 0.7% 하락에 불과해 환율효과로 수출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은 아직까지는 그나마 견딜만한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엔고 효과와 원/달러 수혜가 겹치는 업종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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