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4% 성장에도 韓주식 사는 이유

백운 한가람투자자문 상무  | 2009.02.04 14:52

[ 마켓 인사이트]

경제 수치들이 최악으로 치닫지만 국내증시는 견조하다. 하반기 이후 경제 호전을 기대하거나 각국 중앙정부의 정책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의 매수에 의미를 두는 분석들이 많다.

2005년 이후 77조원을 매도한 외국인은 작년 12월이후 2개월간 1조 6천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순매수와 연기금의 시장 방어에 힘입어 금년들어 종합주가지수는 5%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주요 증시는 5~10% 하락했고 외국인은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외국인의 한국 편애라는 기사 제목이 이상하지 않다. 외국인은 왜 사는 걸까 ?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살까 ?

외국인의 매수 이유로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환율 하락을 겨냥한 투자이다", "선물시장을 이용한 교란이다", "수년간 매도로 줄인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등등이다. 모두 어느 정도는 의미가 있다.

갑자기 딴 얘기 같지만, 경기지표중 주식시장에 대한 설명력이 가장 높은 경제변수로 경기선행지수를 꼽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두 변수간 상관관계가 이전과 달리 급격하게 높아진 것이 1998년 이후라는 점이다. 이 시기는 외환위기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시기이다. 즉,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높아진 것이 증시와 거시경제변수의 상관관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투자 행태를 볼 수 있는 예이다.

필자가 아는 외국인들은 철저하게 거시변수와 기업실적을 예측한 후 투자하는 정통적인 펀드매니저들이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경제의 70% 이상, 상장기업 매출의 6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을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매수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 더구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싸지 않은 상태에서? 2010년의 회복을 겨냥한 투자라고 보기에도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


필자가 추정하는 외국인 매수의 핵심은 한국경제가 아닌 한국기업에 대한 선취매라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경제통계지표들에 묻혀 있지만 최근 수출기업 들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핵심은 환율이다. 10년 내 가장 낮았던 2007년 중반 이후 원/엔환율은 최근까지 2배로 절상되었다. 단군이래 최대 호황이었다는 1980년대의 3저 시기와 비슷한 절상 폭이다. 유가도 절대수준은 높지만 고점대비 하락률로 보면 비슷한 하락률이다. 금리도 마찬가지이다. 내용만으로 보면 신 3저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

단기로 원/엔환율이 너무 상승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토요타와 소니가 적자전환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환율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 수출기업중 고가내구재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물량 감소의 영향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지연될 수도 있다. 그러나, 환율 효과는 이러한 부분을 상당 폭 상쇄할 것이다.

정말 좋은 투자대상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고, 기술력이 선두업체의 70% 이상이며, 고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수출기업들이다. 대기업보다는 중형 수출기업에 많다. 굳이 꼽자면 단조업, 각종 부품업 등 일반인이 익숙치 않은 부문이다. 지난 번 기고에서도 밝혔지만 내수주는 기관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데는 중요하지만 개인이 절대수익을 내기에는 적합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20여년만에 찾아 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해당 기업들이 잘 활용하여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10년간 글로벌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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