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수출기업 지원 소극적" 질책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02.04 14:36

과천 지식경제부 청사 전격방문, 수출 독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세계 경제위기로 수출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과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등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기업을 뒷받침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고 정부의 소극적 자세를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과천 지식경제부 청사를 전격 방문해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지경부 청사에 위치한 실물경제종합지원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수출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데 정부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말이 있다"면서 수출보험과 고액보증 등을 사례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꼬집었다.

지원단 관계자가 "대기업과 무역상사, 조선사 등 150개 업체를 대상으로 무역금융의 어려움을 조사하고 조치하는 등 수출기업의 민원을 적극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전체적인 숫자를 보면 풀렸지만 개별기업은 문제가 있는 것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출이 안되니까 기업은 틈새시장도 개발하고 노력하는데, 보험도 안되고 금융도 안되면 힘 빠진다"며 "기업이 살려고 노력하는 만큼 정부도 개별기업 상담을 신속히 하는 등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실물경제종합지원단을 둘러본 후 청사 3층으로 옮겨 통상협력과, 수출입과, 무역진흥과, 무역정책과 등 수출입 관련 사무실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구내식당으로 이동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감원장 등 정부 고위 인사와 무역진흥과장, 부품소재총괄과장, 재료산업과장을 비롯한 지식경제부의 수출입 관련 실무과장 등 20여 명과 함께 오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진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워크아웃 기업 애로 해소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진 위원장은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과 선수환급보증(RG) 보험 문제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조선사 대책 등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이후 매주 목요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었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외부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금융위 보고가 주요 의제인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굳이 지경부 청사에서 개최하고 실물경제종합지원단과 수출입 관련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올 들어 급감하고 있는 수출 현황을 현장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지난 1월 수출은 216억928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8% 감소했다. 정부가 월별 수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7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의 위기로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로 안정을 찾던 환율까지 흔들리는 등 경제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G20 국가 중 가장 낮은 마이너스(-) 4%로 제시하는 등 경제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윤 경제수석은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 비상경제대책회의는 긴급한 상황이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할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매주 목요일 개최되는 정례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내일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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