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 닮은 DSLR '쓸만할까?'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9.02.07 09:15

[Digital Life~]세계 첫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파나소닉 G1'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처럼 가볍고 편하지만 디지털일안반사식(DSLR)처럼 사진이 잘 나오는 새로운 카메라는 없을까.

지난해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공동 발표한 신(新) DSLR 카메라 규격 '마이크로 포서드'는 이런 컨셉트로부터 출발한 기술이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2002년 전통 필름카메라 때부터 사용되던 가로세로 3대2 대신 4대3 비율의 이미지센서를 채택한 독자 DSLR 시스템 규격 '포서드'를 내놓고 '콤팩트 DSLR'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왔다.
 
그러나 이미지센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 DSLR 방식을 따랐다는 게 한계다. 캐논, 니콘 등 정통 DLSR 카메라에 비해 특별히 나아보이는 게 없다는 평이다. 포서드 진영이 줄곧 DSLR 시장의 변방에 머무른 결정적 이유다.
 
그로부터 6년 후 포서드 진영이 새로운 반란을 일으켰다. 포서드 센서에 더해 DSLR 카메라 구조까지 파격적으로 해체한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무엇보다 콤팩트 디카 수준으로 DSLR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획기적이다.
 
지난해말 파나소닉이 내놓은 '루믹스 DMCG1(이하 G1)'은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다.
 
◇크기는 '똑딱이', 기능은 'DSLR
마이크로 포서드는 기존 DSLR 카메라 내부의 미러(거울)와 프리즘 등을 과감히 없앤 덕분에 카메라 크기를 확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규격이다.
 
DSLR 카메라가 콤팩트 디카보다 크기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은 DSLR 카메라 구조와 작동방식 때문이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이미지센서 앞단의 미러를 통해 윗부분의 프리즘에 반사되고 이를 사용자가 뷰파인더로 피사체를 확인하는 구조다. 이때 셔터를 누르면 미러가 다시 올라가면서 빛이 이지미센서에 기록되는 방식이다. 프리즘과 미러가 동작할 정도의 내부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구조를 과감히 털어낸 것이 바로 '마이크로 포서드'다. 여기에 센서와 렌즈 접합부간 거리(플랜지 백)를 50%가량 줄이고, 마운트부 외경도 6㎜ 축소했다. 이 때문에 카메라 본체는 물론 렌즈까지도 작게 만들 수 있다.
 
실제 기본 렌즈(번들)가 장착된 'G1'의 외관만 본다면 DSLR 카메라보다 고배율 줌카메라가 달린 고성능 콤팩트 디카에 가깝다. 기본 렌즈(14∼45㎜) 또한 기존 DSLR 렌즈들과 비교해 훨씬 작다. 전체 크기와 무게도 시중에 나온 고배율줌 콤팩트 디카와 비슷하거나 살짝 큰 편이다. 반면 디카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이미지센서는 기존 포서드 DSLR 카메라의 이미지센서가 그대로 탑재됐다.

 
따라서 크기는 작으면서 사진 화질은 기존 DSLR 카메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특히 일반 DSLR 카메라처럼 렌즈를 바꿔가며 쓸 수 있다는 점이 이 카메라의 매력이다.
 
◇고가·전용렌즈 부족 '아쉬움'
카메라 작동원리도 사실 콤팩트 디카에 가깝다. 광학식 뷰파인더가 없다 보니 일반 콤팩트 디카처럼 이미지센서에 들어온 영상이미지를 액정표시장치(LCD) 혹은 전자식 뷰파인더(LVF)로 확인해야 한다. 자동초점(AF) 방식도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한쌍으로 나눠 이를 비교해 초점을 잡는 일반 DSLR 카메라의 위상차 검출방식과 달리, 일반 콤팩트 디카와 마찬가지로 이미지센서를 통해 얻어진 영상의 대비를 분석해 초점을 잡는 '컨트러스트 AF' 방식이다. 이미지센서만 DSLR이지 사실 콤팩트 디카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G1은 기존 콤팩트 디카보다 분명 한 단계 위다. 광학식 뷰파인더 대신 채용된 144만화소의 전자식 뷰파인더는 콤팩트 디카의 LVF보다 선명도가 뛰어났다. 100%의 시야율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구도를 잡아낼 수 있는 데다 결과물 그대로 화이트밸런스나 노출 등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전자식 뷰파인더의 매력이다.
 
반면 일단 한번 센서를 경유해 피사체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액정 반응속도 등으로 미묘한 시간차가 발생한다. 실제 움직이는 피사체는 순간포착이 어려운 상황도 적지 않았다. 이 카메라가 비록 컨트러스트 AF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초점 속도 면에서는 일반 DSLR 카메라 방식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특히 현재 DSLR 카메라에서 라이브뷰(LCD를 보면서 촬영할 수 있는 기능)를 위해 보조 AF방식으로 채택되고 있는 '컨트러스트 AF'와는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다만, DSLR 카메라처럼 사용자가 초점영역 중 일부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 흠이다.

 기능면에서는 아이센서가 탑재됐다는 점이 돋보인다. 전자식 뷰파인더에 눈을 들이대면 뷰파인더가 켜지고, 눈을 떼면 3인치 회전형 LCD가 켜진다. 피사체와 촬영조건에 따라 카메라 스스로 인물, 풍경, 클로즈업 등 장면모드를 자동 설정해 주는 '인텔리전트 오토기능'과 장면모드에서 그래픽을 통해 촬영조건을 미세조정을 할 수 있는 기능은 초보자들에게 매우 유용해 보인다.
 
반면 이 카메라의 가장 큰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현재 이 카메라의 공식 출시가격은 대략 140만원. 이 정도면 일반 보급형 DSLR 카메라를 2대나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작고 가벼워진 것은 맞지만 당초 기대보다 파격적이지는 않다. 실제 올림푸스의 초소형 DSLR 카메라보다 조금 작은 정도에 불과하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의 장점 중 하나인 '동영상 촬영' 기능도 없다.
 
아직까지 이 카메라에 끼울 수 있는 전용렌즈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쉽다. 현재 출시된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는 기본렌즈인 '14∼45㎜'와 표준 망원렌즈 '40∼200㎜' 2종뿐이다. 이 화각대라면 기존 파나소닉 고배율 줌 카메라와 비교해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기존 포서드 렌즈와도 호환되지만 별도의 전용 어댑터가 필요하고 컨트러스트 AF를 지원하는 렌즈 외에는 수동으로 초점을 잡아야 한다는 것도 한계다.
 
분명한 점은 G1이 마이크로 포서드라는 새 지평을 연 첫번째 카메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그만큼 이 제품은 다소 실험적 모델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 제품을 시작으로 마이크로 포서드가 어떻게 진화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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