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강호순"···개명 가능할까?

정현수 기자 | 2009.02.04 17:58
↑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동명이인 미니홈피에 올라온 악성글.

연쇄살인범 강호순 때문에 애꿎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공교롭게도 강호순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졸지에 놀림의 대상이 돼 버렸다.

실제로 강호순의 동명이인들은 적지 않은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미니홈피는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당하고 있다. 방문자가 폭주한 것은 물론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있다.

'잠시 지나가는 폭우'처럼 여기고 그냥 참을 수도 있지만, 학교나 직장에서의 시달림이 극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재미 삼아 던지는 말들이 뼈아픈 비수가 되기도 한다. 이들을 위한 구제책이 있을까.

개명(改名)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평생을 같이 한 이름을 바꾸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대법원도 지난 2005년 판례를 통해 '국민의 행복 추구권 보장을 위해 불순한 의도나 목적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개명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개명 허가는 신청자의 관할 법원 판사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관할 판사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개명 허가를 낸다. '흉악범의 이름과 같은 경우'에는 허가율이 높은 편이다.

허가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성인의 경우 오랫동안 불려온 이름을 바꾸거나 개명후 치러야하는 번거로운 일들도 감당하기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경우 종종 개명 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나 흉악범과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이름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것.

개명전문변호사 사무실 한 관계자는 "흉악범과 동명이인인 사람은 많겠지만 그 이유로 개명을 신청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법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명 신청을 하게 될 경우 허가율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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