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승자 가려진다. 반도체株 사라"

김성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IT 담당 상무 | 2009.02.03 15:29

[ 마켓 인사이트 ]

2007년초부터 하강기에 진입한 반도체 경기는 2008년 상반기에 일시적 반등을 시도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재차 하강 국면에 돌입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2분기말부터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하여 4분기말 최첨단 공정의 한계비용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즉, 판매가격이 재료비 및 제조경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다다른 것이다. 선두업체들마저 감산을 단행할 정도로 이번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수축기는 깊고 가파르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길 권한다. 올해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경기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불황으로 2위 업체들의 재무상태는 매우 위태로운 수위에 도달해 있다. ‘치킨게임’의 결과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투자를 과도한 금융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가오는 대규모 장기 차입금 상환일정이 큰 부담이다. 영업 현금흐름의 정상화가 요원한 가운데 신용 경색으로 자금 시장마저 얼어붙어있다.

결국 지난달 23일 독일 DRAM 업체 키몬다의 파산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전세계 DRAM 생산능력의 8%가 소멸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DRAM 3사도 정부의 재무적 지원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것을 대만 정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구조조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이유다.


결국 엘피다와 마이크론을 중심으로 대만 DRAM 업체들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반도체 산업의 수급에 대단히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DRAM 업체들의 기술 이전에 소요될 기간과 투자액을 고려할 경우 모든 것이 부드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 경쟁력을 잃은 팹(Fab)의 퇴출과 수평적 통합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 그리고 신규 투자 여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공급과잉은 점차 해소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선두업체들의 설비투자 감축까지 고려할 경우 DRAM 산업의 2009년 웨이퍼 생산능력(Wafer Capacity)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1월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은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추세적 반등으로 예단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나 적어도 추가적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생각된다. 출혈 경쟁 구도가 와해되었고 이제부터는 생존 경영에 무게가 실릴 것이다. 반도체 순환주기의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2분기부터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효과로 수급은 점차 개선되어 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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