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피츠버그처럼 역전승 거둬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02.03 11:43

이명박-오바마 대통령, 슈퍼볼 화제로 친밀한 대화 나눠

역전, 재역전이 이어지며 슈퍼볼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평가받은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결전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일까.

3일 오전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전날 치뤄진 미 프로풋볼리그(NFL) 왕중왕을 가리는 제 43회 슈퍼볼이 화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피츠버그에 한국계 선수인 하인즈 워드가 있지 않냐"며 "슈퍼볼 결승전에서 내가 응원했던 피츠버그가 이겨 기뻤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피츠버그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피츠버그가 극적인 역전을 했듯이 미국 정부도 그렇게 되기를 기원 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슈퍼볼 대화는 수십 년에 걸친 이 대통령의 최고경영자(CEO) 공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를 화제로 올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미국인이 가장 열광한다는 프로풋볼.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연고로 한 시카고 베어스의 광팬으로 알려졌다. 베어스를 제외하면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오바마는 슈퍼볼이 열린 1일(미 현지시각)에는 민주·공화 상하원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TV를 함께 시청하며 ‘초당파적’ 슈퍼볼 파티를 열기도 했다. 2일부터 시작되는 경기부양법안 심의에 앞서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인이 가장 열광한다는 슈퍼볼을 활용한 것이다.

한편 이날 통화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계속하고 있는 전화외교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오바마는 취임 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아소 다로 일본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과도 전화통화를 했다.


이 대통령과는 지난해 11월 7일 미 대선직후 오바마가 당선인 자격으로 전화를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오전 8시35분부터 15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영어로 "헬로우(Hello)"라고 인사하자 오바마는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화답했다.

두 정상은 북핵문제와 세계 경제위기 극복 등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주고 받았다.

특히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남도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6자회담 공조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등 한미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남북 관계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 온 통찰력이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양국이 더욱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미국의 새 행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또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뿌리쳐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4월 런던에서 개최되는 제2차 G20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말해 4월에 양국 정상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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