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안처리 급한데 박근혜·김형오가…"

심재현 기자 | 2009.02.02 17:43

박 전 대표·김 국회의장 등 '집안식구' 쓴소리에 미묘한 기류

쟁점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하려던 한나라당의 2월 임시국회 전략이 개회 첫날부터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더구나 '집안 식구'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점에서 개운치가 않다.

애초 한나라당은 지난달 30일 언론관련법과 금산분리완화관련법 등 15개 핵심법안을 선정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속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아침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오늘부터 즉시 동시다발적으로 각 상임위에서 상임위원장과 간사가 당 대표라는 사명감을 갖고 끈질기고 쉼 없이 야당과 접촉해 논의를 시작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들의 오찬 회동에서 "쟁점법안일수록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쟁점법안과 관련해 국민이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차이가 크다"며 당 지도부의 입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5일에도 5개월 만에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 쟁점법안 강행처리 입장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한나라당이 강행처리 입장에서 돌아서 민주당과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여권 일각에선 "여야 합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박 전 대표의 힘이 컸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권에선 이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이번 발언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실 민주당이 이번 임시국회를 '용산국회'로 규정하고 쟁점법안 처리 저지에 나서고 있는 데다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계' 의원들마저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로 나올 경우 쟁점법안을 이번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김 국회의장도 이날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했다.

김 국회의장은 "(국회가) 또다시 일방독주와 폭력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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