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전세계적 경제위기 헤쳐가는 한국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2.02 17:37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기고문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2일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는 한국'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올해 한국경제는 어느정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나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싱 국장은 "이는 모든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한국경제는 2010년에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4%대다.

다음은 싱 국장의 기고문 전문.

전세계 경기 위축…한국 경제 영향 불가피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계 경제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 경제의 금융 시스템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지난 해부터 금융 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되었다. 또한 선진국에서는 금융위기로 인해 소비자와 기업체의 신뢰가 심각하게 위축되었다.

그 결과, 긴밀하게 통합된 세계 경제 속에서 각국은 대외수요 감소 및 신용흐름 경색으로 인해 수출과 산업 생산이 급격히 감소되는 등 심각한 경기둔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 활동의 지속적인 둔화는 부실채권 증가등을 통해 금융기관들에게 추가으로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 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이 이러한 전세계적인 위기로부터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지난 4/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 경제의 회복과 중기 전망에 대해 기본적으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한층 개선된 경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외부 위기에 대해 강력한 경기대응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경제에 대한 외부 충격을 완화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시점에서 한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로 돌아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세계 마이너스 성장…한국 하반기부터 회복
IMF가 최근에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 의하면 2009년 세계 경제는2차 대전 이후 가장 느린 불과 0.5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환율을 적용할 경우 전세계는 2009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세계 각국의 지속적인 정책대응과 팽창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는 2010년부터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의 경색이 효과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실물경제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어 이러한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와 가장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는 나라 중 하나이며, 이러한 세계 경제로의 통합을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이로 인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 경제 위기로부터 특별히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의 금융 시장은 도매금융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내국환 및 외국환 유동성이 경색되고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과 같은 매우 유동적인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지난 10월과 11월에 외부적 충격으로부터 특히 심한 타격을 받았다.

초기 발표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08년 4/4분기에 전분기 대비 5.6퍼센트가 감소했다. 전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 이와 더불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 결과였다.

2008년 4/4분기의 저조한 성장세로 인해 한국 경제는 2009년에 어느정도의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금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2009년 4/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며 모든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2010년에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펀더멘털 건전…정책 당국 선제적 대응
이와 같은 한국 경제의 회복을 전망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첫째,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이 건전하다. 은행권은 충분한 자본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실채권 비중이 아직 낮으며, 대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대체로 양호하다.

둘째, 한국의 정책 당국은 이러한 건전한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오고 있다. 중앙은행은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선에서 통화 정책을 적절하게 완화하였으며, 정부는 2009년 예산에 중요한 경기 부양책을 반영하였다.

한국 정부는 외부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왔으며, 금융 및 기업 부문을 지원하고 다른 국가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융권의 급격한 자산축소(deleveraging)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일본, 중국과 양자 간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등의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금년은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에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시점은 상당히 불확실하지만, 일단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금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음) 한국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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