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빛나는 진정한 리더십

캔더스 김 할씨언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 2009.02.03 12:10

[캔더스 김의 CEO되기]리더의 솔직함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얼마 전 미국의 유명 경영대학원 교수의 최고경영자(CEO) 특강에 참석해, 영화 '브레이브 하트'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의 리더십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월레스가 처했던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러하다. 스코틀랜드의 국왕이 후계자 없이 죽자, 잉글랜드는 그 틈을 노려, 스코틀랜드의 지배권을 차지해 폭정을 휘둘렀고,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그에 대항해 봉기했다.

그러나 폭정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키는 가상한 용기 외에는 스코틀랜드에 유리해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몇 필 안 되는 말, 부실하기 짝이 없는 무기들, 차마 군대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의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기마부대의 지원을 받는 정예 잉글랜드군과 싸운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그나마의 오합지졸들도 사분오열 중구난방이었다.

노회한 잉글랜드 왕은 그런 허점을 노려, 스코틀랜드 봉기군의 내분을 유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치적 플레이를 아낌없이 구사하였다. 덕분에 스코틀랜드 봉기군 내에는, '왜 우리가 한 줌도 안 되는 귀족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가?' '잉글랜드 정예군과 싸우는 건 정말 무모한 짓이다. 포기하고 목숨만이라도 건지자'는 각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주장들이 난무했다.

이런 최악의 조건과 상황에서 월레스가 스코틀랜드를 하나로 묶어, 정예 잉글랜드를 대파했던 비결은 개개인들의 이해를 넘어 스코틀랜드라는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을 수 있었던 대의명분과 솔선해서 앞장 서는 리더십이었다.

그러나 월레스의 리더십 가운데 필자에게 정말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은 그의 솔직함이었다. 월레스는 스코틀랜드의 절대 열세, 잉글랜드의 절대 우세라는 현실을 호도해,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허황된 희망을 품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월레스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사람들에게 알렸고,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월레스는 자유를 포기하고, 인간답지 못한 굴욕적인 삶을 잠깐 연장하는 것보다는 가족과, 후손들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힘을 합쳐 싸워보는 것이 부끄러움 없는 삶인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선택임을 역설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장 앞에 설 것이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그리고 나서, 불과 얼마 전까지 온갖 이기적인 계산과 두려움으로 사분오열된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정예 강군 잉글랜드를 격파하는 기적을 보였다.


만약에 월레스가 눈앞의 현실을 호도해, '나를 따르라, 나만 따르면 무조건 이긴다'라고 했다면, 과연 그런 기적을 만들 수 있었을까? 아마 호도된 현실 인식으로 허황된 희망만 가지고 싸웠다면 십중팔구 무의미한 개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그렇다. 리더의 솔직함은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진정성이 돼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위대한 힘으로 연결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지구촌의 리더로서 미국의 태도는 정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직전까지 있었던 헨리 폴슨 재무 장관과 벤 버냉키의 발언들은 현실 호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오래가지 못할 거짓말로 전세계를 속이려 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가 무엇인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그들이 내놓았던 해법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세계를 상대로 현실을 호도하려 애쓰고 있는 것같다. 며칠전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가 '강달러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중국, 일본을 겨냥해 환율 조작하지 말라'며 경고했다.

오바마가 취임 일성으로 쏟아낸 정책들과 강달러가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인지 가이트너 장관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잠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반면에 최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쏟아낸 정직한 현실 인식은 매우 신선했다. 특히 그가 야당 의원이 아니라, 여당 실세라는 점에서 더욱 신선하고, 진정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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