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말' 많은 정치인 있으면 나와봐"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9.02.02 16:37

'아고라' 공략법 펼치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출처: 정두언 의원 미니홈피)

정치인들은 말(言)이 많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는 탓일까. 이들이 '설'을 푸는 공간도 점차 '현장'에서 '인터넷'으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말발'과 '글발'의 향연이 펼쳐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토론 공간에서 '맞짱 뜨기'를 자청하는 정치인이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 8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등장했다. 그는 '우리는 왜 소통이 안 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 오만과 독선 등에 따른 소통 불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부의 '역사교육 바로잡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정관념에서 사로잡혀 있으면 소통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영·호남 등의 지역감정도 흑백논리적 사고로 소통을 막는 요소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의 글이 인터넷에 뜨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치인이 실명으로 글을 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인 탓도 있었다.

개혁성향을 지닌 네티즌들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 사이트 토론방의 특성상 정 의원의 글을 비난하는 논객들의 글이 쏟아졌다. 그는 네티즌들로부터 "아직도 왜 소통이 안 되는지 모르냐"는 질타를 '수천번' 받아야했다.

하지만 절반은 '성공'이었다. 어쨌든 '관심'은 얻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도 정 의원의 글을 반박하며 토론 열기를 달궜다.


그는 10여 일 후 다시 아고라를 찾았다. "아고라가 무섭긴 하지만 그렇다고 뿔 달린 괴물은 아니었다"며 네티즌들의 반응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또 "많은 비난 글이 쏟아졌지만 꾹 참고 읽어보니 일리가 있는 말과 도움이 되는 얘기도 꽤 많았다"며 "호의적이지 않더라도 계속 소통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약속을 지킨 듯 정 의원은 2일,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선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개혁과 반개혁' 등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또 한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개혁은 말 그대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진보나 좌파, 친북이라고 해서 개혁이 아니듯이 보수나 우파, 반북이라고 해서 반개혁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당 내 일부 인사를 겨냥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한나라당에도 다소 좌파적이고 친북한정권적인 성향의 사람이 있다"며 "당 내에서 누가 봐도 잘못된 일에 대해 외면하거나 심지어 옹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는 개혁이 아니고 반개혁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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