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보약..맷집 강해진 증시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센터장 | 2009.02.02 11:05

[ 마켓 인사이트 ]

설 연휴 이후 증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최악의 경제지표와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 부진 행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강한 맷집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과 '악화'라는 말에 대한 내성이 기대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 고용 등 거시지표의 악화와 씨티그룹으로 대표되는 상업은행의 부실화, 아일랜드에 이은 영국의 파산 가능성 고조, 중국경제의 급격한 수출 둔화와 성장률 둔화 등 해외시장발 경계 경보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 만의 독자적 행보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 증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코스피지수 1100을 중심으로 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 코스피 1200돌파에 번번히 실패하는 상방 저항선 역시 매우 견고함을 알 수 있다.

지난 12월 이후 2개월 연속 100포인트 내외의 좁은 박스권에서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경험상 조만간 상향 이탈 또는 하향 이탈이라는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갈림길에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지는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핵심 변수에 대한 시장의 판단과 해석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먼저 긍정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실물경제지표의 부진의 경우 이미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측면에서 쇼크로 반영되기 보다는 악재의 노출 정도로 희석화돼 반영되고 있다. 4분기 이익 부진 역시 바닥 확인 측면으로 해석되는 모습이다.


또 전세계적인 감산·감원조치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구조조정 효과 기대감으로 전향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와 더불어 급진전된 신3저(저환율, 저유가, 저금리)효과 역시 IT(정보통신)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출관련주의 경쟁력 강화 효과로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 낙관론의 핵심 주장 논리라 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 측면에서는 현재의 소비·고용 등 핵심 실물경기지표의 악화 속도와 강도를 고려시 섣불리 경기저점을 단정할 수 없다.

기업실적 역시 각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내포한 내수 중심의 경기부양책을 고려시 교역량 위축에 의한 수출환경 악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2009년 1분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단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감산/감원조치는 기업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비용 및 원가절감 측면에서 제한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고, 기업으로서의 성장과 생존에 필요한 글로벌 수요시장의 실종으로 신3저에 의한 수출경쟁력 강화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경기와 실적 변수라는 현실 인식이 지수의 상향 이탈을 제한하고 있고, 악재의 선반영 논리라는 투자심리가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방어해 주고 있는 모습이다.

다시 말해 현재는 투자심리가 펀더멘털에 우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정한 힘의 균형은 묵시적으로 펀더멘털 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항시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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