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드뱅크가 주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2.02 07:29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22>배드뱅크의 의미(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최근 가장 핫 이슈에 해당하는 것이 배드뱅크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유는 이 뉴스에 의해 은행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또한 그 때문에 시장이 덩달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미국시장은 물론 단기적으로 시장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힘을 가진 배드뱅크에 대한 의미와 향후 전망을 해보도록 하자.

-배드뱅크의 의미

배드(Bad)는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고 뱅크(Bank)는 주욱~ 늘어놓은 둑방 같은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나쁜 것들만 모아 놓은 것을 말하며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불량 자산들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기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럼 왜 배드뱅크가 필요한가?

금융기관들은 대차대조표에 투자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 투자 자산들 가운데에는 정상적인 가치를 지닌 것도 있지만 반대로 장부 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시장가치를 가진 나쁜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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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확실한 자산 가치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불량 자산들을 각 금융기관 마다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얼마전 거론했듯이 이들 부실자산이 자꾸 분기마다 튀어 나오는 이유는 1년 미만의 채권만이 시가 평가를 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만기가 많이 남아 있을 때에는 매수가로 기록되기 때문에 부실이 외부적으로 노출되지 않았던 것들이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면서 시가 평가를 통해 부실화 되어 자꾸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계속 돌아오는 채권들이 부실해지니 아무리 돈을 쏟아 부어도 돌아오는 채권들의 부실상각으로 인한 자본 확충을 위해서 꼼짝 없이 돈을 가두어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M1을 아무리 증가시켜도 생각처럼 M2가 따라와 주지 않는다. M1 대비 M2 증가율이 빈약한 것은 은행들이 민간에 대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불량자산을 대차대조표에 그대로 남겨두고 있는 이상 이들로부터 매 분기마다 나오는 부실자산은 보유한 채권들의 만기가 몽땅 다 도래할 때까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는데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자는 취지로 배드뱅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배드뱅크를 통해서 정부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자산만을 모두 꺼내서 회생가능한 자산과 회생 불가능한 자산으로 나누어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자는 것이다.

부실자산을 매각하게 될 경우 은행들은 곧장 증자 등을 통해 새로운 자금을 유입시켜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실 자산을 모두 매각한다면 은행들은 더 이상 돈을 움켜쥐고 있을 필요가 없어 은행을 통한 대출이 재개되게 되고 마비되었던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될 것이다.

이런 예를 우리나라의 성업공사나 과거 1989년도에 미국에서 설립되었던 RTC(정리 신탁공사) 등을 들 수 있다.

당시 단기로 자금을 융통해서 보다 수익률이 높은 장기 모기지 채권으로 운용했다가 금융위기에 빠져 무려 747개의 S&L(저축 대부 조합)이 문을 닫게 되었었는데 당시에도 미국의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은행들이 가지고 있었던 부실자산들을 정리신탁공사로 이전시켜 금융시스템을 빠르게 정상화시킨 바 있다.

당시에 4500억 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의 대부분을 정리신탁공사가 인수했었지만 부동산 등의 잔여 가치에 대해 정상화 이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전체 공적자금의 87%에 달하는 3900억 달러를 회수하는데 성공한 바 있어 지금도 미국에서는 과거 RTC 방식의 정리신탁공사를 설립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배드뱅크의 성립이 그동안 더디게 진행 되었던 이유

금융시스템을 곧장 정상화 시킬 수 있다면 왜 빨리 시행을 하지 않는 것일까?


사실 이 문제는 부시 말기부터 집중적으로 거론되었었다. 지금 의회의 승인을 얻었던 7000억 달러 규모의 TARP 는 처음 취지가 정리신탁공사를 운용하기 위한 자금이었다.

하지만 당초의 계획이 일반적인 자금지원으로 바뀌게 되고 3500억 달러나 되는 돈을 무차별 지원했고 이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을 부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왜 정리신탁공사를 위해 승인된 자금을 엉뚱하게 쓸 수밖에 없었을까?

흥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정부가 가급적이면 원가를 다 쳐주기를 바라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혈세를 함부로 쓸 수 없으니 가급적 싸게 사려한다.

하지만 지금이나 과거나 채권은 기준물이 명확치 않아 밸류에이션이 어렵다. 예를 들어 주식도 부동산도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있지만 채권은 세상에 그 많은 회사들이 동일한 신용상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회사의 단기부채 상환 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 된 위험률이 나와야만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 채권을 발행한 순간에는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이후로 상당히 많은 변수가 생겼을 것이고 그 채권 발행당시와 같은 신용상태를 가지고 있다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금융경색이라고 하는 특수한 상황이라 더욱 부실자산의 현가를 계산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시장은 점차 위태로워지고 있는데 흥정에 난항을 겪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부시는 일단 돈을 쏟아 붓기로 하고 부실자산 인수를 위해 쓰여 졌어야 하는 귀중한 자금을 월가에 무책임하게 뿌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 돈의 일부는 물론 월가의 임원들이 그동안 못 받았던 보너스를 지급하는데 쓰이면서 오바마의 노여움을 사기도 했다.

오바마와 가이스너는 이런 무책임한 방법으로는 금융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색다른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는 발언에 그날부터 은행주들은 급락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 정부의 경제팀들은 다시 전 전부에서 추진하다가 실패했었던 배드뱅크의 설립의 지를 다시 밝히게 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여러 가지의 걸림돌들이 많아 난항을 거듭하게 되면서 경기 부양책에 대한 믿음에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하였다.

최근의 시장을 보라. 주로 금융주의 등락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금융주들이 업종지수 10%대로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던 것은 결국 오바마 정부에서 어떤 생각을 굳히고 있는지 아직 시장에서의 판단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행주 지수가 10% 가까이 올랐던 날에는 연준에서 장기채를 매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에 은행주들이 급등했었다. 물론 시장도 많이 올랐었다.

즉,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 채권을 현금으로 사줌으로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현금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국유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은행주의 폭락에 덩달아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즉, 시장의 핵심적인 키는 금융주의 생사를 가늠할 수 있는 금융주들의 국유화냐 아니면 자체적인 생존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시장의 하락이 과거처럼 시스템적인 위험에 의해 하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방안이 선택이 되던 은행주는 영향을 받을 지 몰라도 시장의 붕괴와는 그다지 관계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개의 방법이 모두 은행을 정상화시키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의 움직임을 통해서 입증한 바 있다.

즉, 최근에는 과거처럼 은행주가 폭락하면서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지 않는다. 이는 시스템적인 위험보다는 단지 주주의 이익이 정책에 의해서 제로가 되느냐 아니면 극적으로 살아나느냐의 차이가 되기 때문에 전체 S&P 500 지수에서 8.5%를 차지하는 이들 금융섹터의 급등락에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을 한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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