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빨간 옷을 고집하는 이유

김영한 스토리텔링 아카데미 대표 | 2009.02.02 12:13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기]스토리의 옷을 입혀라

편집자주 | 김영한 스토리텔링 아카데미 대표는 고객중심 경영과 마케팅 전문가로서 삼성 LG SK 등 국내 주요 기업에서 창조경영과 스토리텔링을 교육하고 컨설팅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토리로 승부하라', '총각네 야채가게', '만들레영토 희망스토리' 등이 있다.

크리스마스 때면 의례적으로 산타클로스가 빨간 옷을 입고 나타난다. 왜 산타클로스가 빨간색 옷을 입고 있을까? 원래는 초록색 옷, 흰색 옷 등 여러 가지 색깔의 옷을 입었으나 얼마 전부터 하나같이 빨간색 옷을 입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코카콜라의 영향이 크다. 코카콜라는 여름철에는 매출이 오르지만 추운 겨울에는 판매가 잘 안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하였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스토리를 찾아서 자사의 이미지 메이킹에 쓸 수 있는가를 생각하다가 산타클로스를 떠올리게 됐다. 산타클로스가 열심히 선물을 배달하다가 시원한 코카콜라를 마시는 장면을 광고에 쓰기로 했다.

이 때 코카콜라의 색깔인 빨간색 옷을 산타클로스에게 입혔다. 코카콜라가 겨울 시즌에 빨간색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를 광고하자 사람들은 은연중에 겨울에도 코카콜라를 마시게 되고 산타클로스는 빨간색 옷만 입는 것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스토리를 멋지게 자사의 광고에 이용함으로써 비수기의 매출을 끌어올리게 되었다.

대부분의 명품에는 스토리가 숨어 있다. 샤넬 No.5 향수가 유명하게 된 것은 마릴린 몬로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섹시 스타인 마릴린 몬로에게 한 기자가 짓궂은 질문을 했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듭니까"라고 묻자 그녀는 “나는 샤넬 No.5를 입고 잡니다.” 라고 했다. 마릴린 몬로가 샤넬 No.5를 듬뿍 뿌리고 나체로 잠을 잔다는 소문이 번지자 이 향수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페라가모 슈즈가 유명하게 된 것은 오드리 헵번 때문이다. 발레리나 출신의 오드리 헵번은 발이 크고 볼이 넓어서 예쁜 구두를 못신는다는 소문을 들은 페라가모는 그녀를 위해 특별한 구두를 제작했다.

볼이 넓어서 편안하면서 모양이 예쁜 구두를 만들어서 오드리 헵번에게 선물하였고 이 구두를 헵번이 즐겨 신었다. 이후 페라가모 구두는 헵번 슈즈라고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스토리 상품 개발의 좋은 예로 나이키를 들 수 있다. 나이키의 역사는 1957년에 필 나이트(Phill Knight)가 육상 코치인 빌 바우만(Bill Baweman)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바우면 코치는 어떻게 하면 육상 선수들이 기록을 향상할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선수들을 위해 최고의 러닝 슈즈를 제공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여겼다.

어느 날 아침 그는 우연히 아내가 만들고 있는 와플의 독특한 무늬를 보고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러닝 슈즈의 밑창을 떠올리게 된다. 즉시 와플 굽는 틀을 가져다가 러닝 슈즈의 밑창을 연구하고 액체 고무를 그 틀에 부어서 새로운 밑창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 기존의 러닝 슈즈와 다른 컨셉의 밑창을 만들어 냈다.

와플 틀을 이용해서 만든 바우만의 밑창은 '와플 밑창(Waffle Sole)'이라는 이름으로 나이키 신발에 사용되었다. 이후 나이키는 최고의 러닝 슈즈를 만들게 되었다. 이 와플 밑창의 탄생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 계속 회자되면서 나이키 운동화가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다.

상품이 기능이 많고 품질만 좋다고 해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상품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그 상품을 이용하면서 자신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똑같은 MP3 플레이어이지만 기능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MP3 플레이어는 잘 안팔리고 애플의 아이팟(iPod)은 날개돋힌 듯 팔리는 것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스토리의 차이 때문이다.

아이팟을 개발할 때 스티브 잡스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어떻게 디자인의 차이를 만들어냈는지가 스토리로 전파되고 아이팟을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풍부하고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에 스토리의 옷을 입혀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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