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노크하는 일본 대부업자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2.01 13:34

[명동풍향계]"환차익 등 노려, 대부시장 진출 모색"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성공에 고무…엔고 특수도 노려
-B등급 모 건설사 융통어음 문의 계속돼

최근 명동을 찾는 일본인들이 크게 늘었다. 엔고에 편승해 명품 핸드백을 장만하기 위한 쇼핑객 만은 아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엿보기 위해 명동 사채시장을 노크하는 일본 대부업자들이 최근 눈에 띄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일본계 자금 탐색전= 명동의 대부업체 자금담당 임원은 얼마 전 '낯선' 손님의 방문에 깜짝 놀랐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일본인들이 사장과 환담하고 있었던 것. 명동 길거리에서 만나는 관광객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그는 "일본서 사업 차 들른 대부업자"라는 비서의 귀띔에 무릎을 쳤다. 비서는 "요새 사무실을 찾는 일본인들이 여럿 있다"고도 했다.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명동 시장을 찾는 일본인들이 부쩍 늘었다. 지금 한국 시장에 투자하면 2~3년 뒤 막대한 환차익까지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명동 관계자는 "한국 대부업 시장에서 러쉬앤캐시와 산와머니가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이 일본 대부업계에도 알려졌다"며 "엔화 강세가 정점에 달한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라는 얘기가 일본 업계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 원/엔 환율이 1500원 대까지 치솟은 현재 투자하는 경우 환율이 지난해 초반 수준인 800대로 떨어지게 되면 2배 가까운 환차익을 낼 수 있다.


더구나 이들은 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부동산 등에도 관심이 높다고 한다. 명동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은 물론 개인까지 명동시장에 손을 벌리고 있는데다 엔고까지 겹쳐 일본 업자들에겐 최고의 투자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B등급 건설사도 융통어음= 지난달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모 건설사의 융통어음이 명동에서 꾸준히 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융통어음은 주로 채무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돼 자금 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B등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들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인 C등급이나 퇴출 대상인 D등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곳이다. B등급 건설사의 융통어음이 나돌면서 채권단에 대한 명동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의 어음 할인이 중단된 상태에서 B등급을 받은 회사의 융통어음이 돌고 있다"면서 "이는 채권단의 평가가 부적절한 것은 아니었는 지 의심하게 만드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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