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가동률 '29년 최저'… 대량 감원 우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9.01.30 16:53

경기 동행·선행지수 11개월째 동반하락

국내 제조업 생산이 또 한번 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으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제조업 가동률이 30여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대량 실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8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18.6% 줄었다. 감소율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1월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11월 14.0%에 이어 두달째 사상 최대 감소율이다.

업종별로는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 및 반도체 부품이 전년 동월 대비 42.8% 줄었고 자동차와 1차금속도 각각 29.3%, 24.8% 줄었다. 다만 선박 등 '기타운송장비'는 36.2%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재고는 생산 감축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 늘면서 증가 비율이 9개월만에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특히 전달 대비로는 6.9%가 줄어 감소세가 2개월 연속 이어졌다.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다만 "일부 업체들의 조업 단축 및 중단으로 생산이 크게 줄었으나 수출 부진으로 재고가 많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생산 감축과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2.5%로 전달에 비해 5.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80년 9월(6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이 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드러냈다. 부동산 및 임대업은 6.8% 감소했고 도매 및 소매업도 4.5% 줄었다.

소비 역시 소비재판매액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7.0% 떨어지며 하락세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는 14.5% 감소했고 의복·직물 등 준내구재 소비도 13.7%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1% 큰 폭으로 위축됐다. 감소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11월 27.3% 감소 이후 가장 크다.

경기동행지표와 선행지표는 사상 처음으로 11개월 연속 동반 하락,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2.7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월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IMF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경기지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 감소율은 사상 최대치인 30%를 육박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지표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극심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조업 가동률이 갈수록 나빠져 고용사정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제조업 근로자 수는 9만9000명 감소했지만 한계상황에 도달한 기업들이 감원 대열에 동참할 공산이 크다. 이는 가계 소득 감소로 이어져 소비와 생산을 줄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재고가 조정되고 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생산이 늘어날지 의문"이라며 "1월 지표도 좋게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연간 기준으로 광공업 생산은 2.8% 증가했다. 이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어려움을 겪던 2001년 0.6% 증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간 소비재 판매액은 0.4% 증가해 신용카드 부실사태가 발생한 2003년 -3.2%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3.1% 감소하면서 2001년 8.4% 감소 이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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