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잠정치)이 -5.5%(연률 기준)까지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경제 불황 당시인 1982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당시 미국의 성장률은 -6.4%까지 추락했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 발표는 잠정치, 수정치(2월), 확정치(3월)의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후퇴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분기 2.8% 증가세에서 지난해 3분기 0.5%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기서 예상대로라면 4분기 성장률은 -5%대로 급전직하하게 된다.
또 3, 4분기의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는 또 지난해 2분기의 플러스 성장이 경기부양책에 따른 '반짝 효과'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미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실망스런 성장률에도 시장이 크게 요동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5%라는 숫자가 담고 있는 충격과 공포가 확대 재생산될 경우, 한차례 광풍을 감내해야만 한다.
배드뱅크 설립과 경기부양책 기대로 앞서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전일 고용, 주택, 소비 등 지표 악화 여파로 일제 급락했다. 다우지수가 2.7%, S&P500지수가 3.3%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자동차 '빅3' 중 유일하게 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았던 포드자동차마저 105년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며 불안을 키웠다. 포드는 지난해 146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의 126억달러를 뛰어넘는 포드 사상 최대 규모 적자다. 또 이로 인해 포드 자동차 부문의 유동성 수준도 134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수일간 호재가 돼줬던 경기부양책도 상원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대두되며 급작스레 악재로 탈바꿈했다. 28일 하원 표결 당시 공화당 의원 전원이 오바마 행정부의 새 경기부양책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 하루만에 경기부양책 기대를 우려로 바꿔놨다.
월가의 후안무치한 보너스 행태를 힐난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악재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례적인 발언에 최근 강한 반등세를 보이던 금융주들이 일순간 얼어붙었다. 씨티그룹이 7%,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8% 각각 하락했다.
장중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과 같은 61.9를 기록할 전망이다.
프록터앤갬블(P&G), 엑손모빌, 셰브론 등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월가는 P&G가 지난 분기 주당 1.58달러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G는 전년 동기 주당 0.98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엑손모빌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기의 주당 2.13달러에서 1.45달러로 급감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셰브론의 분기 순익 역시 주당 2.25달러에서 1.81달러로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