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표·실적에 휘청..나흘만에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김경환 기자  | 2009.01.30 06:55

지수 3%선 후퇴...포드 등 하락주도, 금융주도 약세

미국 증시가 나흘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6.44포인트(2.70%)급락한 8149.01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8.95포인트(3.31%) 내려선 845.14,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 역시 50.50포인트(3.24%) 떨어진 1507.84로 장을 마쳤다.

고용·주택·소비 등 경기상황을 대표하는 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내일로 예정된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앞서 경계매물을 증대시켰다.

포드자동차를 비롯한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도 겹쳐졌다.
전날 하원을 통과한 경기부양책이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 통과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8190억달러 규모의 오바마 경기부양책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전부 반대하면서 상원 통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개장전 발표된 경기지표의 악화와 전날까지 3일 연속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이 겹치면서 일제 하락세로 출발한 미 증시는 줄곧 하락세를 유지한채 장중 최저치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 포드, 사상 최대 손실..금융주도 급락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146억달러의 연간 손실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기록한 126억달러 손실 기록을 경신, 105년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4분기에만 5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구제 자금을 받지 않은 포드는 4분기에만 55억달러의 현금이 소진돼 현금 보유액이 134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주가는 3.9% 내려섰다

1회성 항목을 제외할 경우 4분기 손실은 32억7000만달러(주당 1.37달러)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1.24달러 손실 보다 컸다.

포드자동차 앨런 멀랠리 회장은 그러나 자동차 산업의 바닥이 가까웠으며 포드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날도 감원 소식이 이어졌다.
이스트먼코닥은 전체 인력의 14~18% 가량인 3500~45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히면서 영업 악화 우려로 29.4% 폭락했다.
자동차 보험에 특화된 올스테이트는 1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여파로 20.7% 폭락했다.

홈디포 4.3%, 화이자 2.1%, 스프린트 넥스텔 4.1% 등 최근 감원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이어갔다.

3M의 순익은 전년동기보다 37% 감소한 5억3600만달러(주당 77센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1회성 항목을 제외할 경우 주당 순익이 97센트를 기록, 월가 예상치 93센트를 웃돌면서 2% 상승했다.


미국 최대 담배업체인 알트리아는 말보로를 비롯한 가격 인상 영향으로 4분기 주당 순익이 전년동기 35센트보다 늘어난 37센트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기록하면서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씨티가 7%, 뱅크 오브 아메리카 8% 등 최근 반등력을 보였던 금융주도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오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설적이고 강경한 어조로 월가의 보너스 행태를 비난하고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도 금융회사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유가 40달러 근접..달러 엔화는 강세

경기지표 악화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6센트(1.1%) 떨어진 41.70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4%까지 확대되며 배럴당 40.18달러까지 내려갔다.

압달라 엘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이날 다보스 포럼에서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OPEC은 감산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미 경기지표 악화와 이에 따른 주가급락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와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2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08센트(1.57%)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957달러를 기록했다.

조지 소로스는 이날 다보스 포럼에서 "유럽연합이 부실자산 제거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유로화는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0.4%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89.94에 거래됐다.

◇고용 주택 소비 모두 '최악'

이날 발표된 주간신규 실업수당 청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477만6000명을 기록, 1967년 기록을 집계한 이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는 전주보다 3000명 증가한 58만8000명을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57만5000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12월 신규주택판매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규주택판매는 전달대비 15% 감소한 33만1000채를 기록,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내구재 주문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무부는 29일 내구재 주문이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인 2.0% 감소보다 큰 폭이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3.6% 감소, 역시 예상인 2.7% 감소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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