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의 변신… 진짜 정치는 이제부터 시작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1.29 15:35

자유선진당, 내달 1일 창당 1주년

자유선진당이 다음달 1일 창당 1주년을 맞는다. 이회창 총재가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정계에 복귀해 선진당을 만든 지 1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총재의 지난 1년간 정치 도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성과라면 선진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결정권(캐스팅보트)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법안을 둘러싸고 최악의 국회 폭력사태가 일어났던 지난해 말과 올초 임시국회는 선진당의 존재감이 빛을 발했다.

여야가 천신만고 끝에 도출한 합의문 가운데 70%가 선진당의 제안 내용이었다는 점은 여야간 극한 대치 상황에서 선진당이 조율자 역할을 톡톡히 했음을 보여줬다. 여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선진당의 입지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쉬웠던 점도 있다. 이 총재가 이끄는 선진당은 창당 2달 남짓만에 치른 총선에서 18석(지역구 14, 비례대표 4)을 차지했다. 상당한 성과였지만 2석 차이로 교섭단체가 되지 못했다는 것은 내내 이 총재를 아쉽게 했다. 비교섭단체로선 제 역할을 찾기 어려웠다.

이 총재는 결국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창조한국당과 손잡고 교섭단체를 꾸렸다. 소수 정당으로서 제 목소리를 낼 길을 찾아 선택한 고육책은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난을 사야 했다.

하지만 창조한국당과 '협력'한 덕에 선진당은 권선택 원내대표를 내세워 정치의 중심에 한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문제는 합의에 따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교섭단체 원내대표로 활동하는 올해다. 문 원내대표를 통해 선진당이 추구하는 보수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문제가 이 총재에겐 적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전국 정당으로 자리잡고자 했지만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 것도 뼈아프다. 선진당이 정통 보수의 이미지보다는 '충청당'으로 각인된 것은 앞으로 이 총재가 정치 활동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율이 5%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지역 정당으로 안주하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올해는 선진당이 전국정당으로 도약하느냐, 지역당에 안주하느냐 판가름나는 중요한 시기다. 문 대표를 통해 중앙 정치무대에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적지 않은 부담 속에서 내년에 치를 지방선거를 발전의 지렛대로 삼기 위한 준비도 소홀할 수 없다.

이런 탓에 이 총재는 차기 대권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친다. "출범한 지 1년밖에 안 된 당을 추스르기도 정신이 없어 대권을 생각할 틈이 없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전격적인 정계 복귀와 선진당 창당을 통해 기존의 차가운 '엘리트', '대쪽'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최근엔 용산 사고에 대해 "어렵고 힘들게 살아 온 한스러운 영혼들을 짓밟고 고층건물을 세운들 그것이 무슨 개발 성공이고 공공질서 회복의 성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말로 서민을 위하는 '따뜻한 보수'를 내보였다.

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사무실 개소 첫날 책상 위에 뛰어올라가 즉석연설을 하는 파격을 보이면서부터 새로운 '이회창 정치'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29일 선진당 창당 1주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 인원을 30% 줄이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국회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민의 아픔에 동참할 때 정치선진화의 꿈도 이뤄진다"는 주장이다. 칠순의 이 총재가 올해는 어떤 모습으로 '이회창 정치'를 펼쳐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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